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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다시 없어야”-연합뉴스(0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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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다시 없어야”<청원분터골 방문 日 청년들> 

  
 
(청주=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어야지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가 22일 충북 청원군 분터골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현장에서 현장설명회를 가진 직후 25명의 일본인들이 분터골을 찾았다.

우종윤 유해발굴 조사단장이 분터골에서 출토된 유해에 대해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자 이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우 단장의 말을 경청했다.

약 10여 분 간의 설명을 끝낸 우 단장은 “너무나 진지하게 들어 앞에서 긴장할 정도였다. 이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훨씬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이들의 진지함에는 그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한일 교류단체인 ‘동아시아 평화마을’이 평화로운 아시아 건설을 목적으로 1997년부터 벌이는 ‘동아시아 공동 워크숍’의 일환으로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1943년 전쟁 준비를 위해 강제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묻힌 홋카이도를 지난해 방문해 유해 발굴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현장에서 나온 유해의 DNA를 분석해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희생자들의 유족을 찾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그들은 홋카이도를 돌아보며 전쟁의 잔혹함과 슬픔을 누구보다 가슴깊이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10년째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는 재일교포 3세 김정희(43.여)씨는 분터골 현장을 둘러보며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997년 한일 교류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지원할 때만 해도 김씨의 희망은 단 하나, 일본에 살고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김씨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바로 전쟁 없는 아시아다.

김씨는 “지금 이 곳 분터골의 유해들을 보며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며 “전쟁으로 인한 승자는 없으며 모두가 패배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성공회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히라이 순스케(26)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유해들을 보며 희생자 규모에 놀랐다”며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의 진실을 스스로 알아가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 학생들과 함께 3박 4일 동안 징용 조선인 희생자 유족찾기 사업을 진행한 뒤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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