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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외친 “과거사 사죄”… 日극단 대사관앞 온몸연기-경향신문(0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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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외친 “과거사 사죄”… 日극단 대사관앞 온몸연기 


 
“너희 나라 조선으로 카(가)!” “잠깐 굔찰서(경찰서)까지 갑시다.”

22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 현장. 집회에 참가한 위안부 할머니 5명, 정대협 청소년 동아리 회원 등 한국인 80여명 앞에서 일본인들의 연극 공연이 올려졌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22일 열린 제775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일본인들로 구성된 극단이 위안부 문제를 다운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남호진기자 


‘극단 수요일’이란 이름으로 공연한 이들 배우는 부락해방인권연구소 등 일본 오사카 지역에서 반차별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운동가들이다. 2005년 극단 창립 이래 매년 내한 공연을 벌여 이번이 3번째다. 이날 공연한 연극은 ‘바다를 넘어 연결된 우리들’. 한 일본 여성이 자신의 차별 행위를 반성한다는 줄거리로 재일조선인 차별, 위안부 강제징용 등을 담았다.

“납치문제를 말하자면 몇백만명을 강제연행한 일본은 몇만번 제재를 받아야 해” “일본 정부는 죄를 시인하고 사죄하라”는 등의 주장이 잇따라 일본인들의 입에서 나왔다.

어색한 연기에 청소년들은 킥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점차 진지해졌다. 한 초등학생은 “말을 못알아 들어서 대본을 함께 봤다”며 “하지만 일본 사람들 중에도 이런 좋은 분들이 있다는 게 반갑다”고 말했다. 대사관 정문에 도열한 전경들도 간간이 까치발을 한 채 공연을 지켜봤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30도가 넘는 폭염 탓에 힘겨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공연 막바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를 묘사한 부분에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우리는 바다 건너 할머니들과 연결돼 있어요”라는 대사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는 할머니도 있었다.

주인공 역의 후나비키는 “극에서 악역을 맡았지만 결코 내 본심은 그렇지 않다”며 “앞으로도 힘을 합쳐 인류 최대의 인권침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과 집회 참여자들의 호응이 빗발친 이날 공연 40여분 내내 일본대사관 문은 여느 때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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