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으로

[민족문제연구소 성명] 죽어가던 친일사전 살린 네티즌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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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위한 모금에 대한 감사의 성명 –

2004년 새해
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독도 망언.
이에 질세라 우리 국회는 친일인명사전편찬 3차연도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특별법마저 무산시키려 했습니다.

때맞춰 을사오적의 수괴 송병준의 후손은 인천 시민이 7년 만에 되찾은 미군 기지터를 조상 땅이라며 되찾겠다고 나섰습니다. 한 해의 역사는 또 그렇게 반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어차피 대한민국의 역사란 그런 것, 가슴에 피멍이 든 채 헛된 분노만 되새김질 하려는 찰나였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기득권층의 밥그릇 챙기기에 망신창이로 뜯겨나가고 휘청거리는 대한민국에 진정한 역사의 혼을 네티즌 여러분께서 불어넣어주셨습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위한 국민성금,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국내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성금으로 모아주신 한 방울 한 방울이
이제는 역사의 대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한 알의 불씨가 광야에 거대한 불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거대한 불길 속에서 역사의 주인공들이 하나씩 손을 잡으며 다 죽어가던 친일인명사전에 소생의 숨결을 불어넣으셨습니다. 기득권의 냉대 속에서 숨죽여 진행되어 오던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은 여러분을 만나면서 마침내 당당하게 소생했습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은 이 물결이 어서 빨리 식어들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다가올 3·1절과 8·15는 그들에게는 고통스런 역사의 각성제가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의식 자체가 일제 식민지 노예근성에 빠져있기에, 우리의 운동 또한 스스로 분열이 일어나고 일회성 냄비 끓기로 끝나기를 그들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성금과 가슴 시린 여러분의 애정과 격려의 글 그 숱한 사연들이 쌓이고 녹아서 새로운 활자로 만들어 찍어가는 게 바로 친일인명사전입니다.

또 성금과정에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열렬한 성원과 우려와 질타, 명심하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여러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국민의 이 간절한 소망을 정부와 국회가 전폭 수용해 과거사 청산에 응당 주어진 자신의 몫을 최대한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2004년 1월 네티즌 여러분의 행동, 이로써 친일인명사전 편찬과 진정한 과거사 청산의 원년이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역사 앞에서 진정 산자와 죽은 자가 누구인지 친일인명사전 편찬과정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내년 2005년은 을사조약 100년, 광복 60년, 한일협정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2005년 8월 15일 우리는 순국선열들께 정녕 부끄럽지 않은 후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사전 편찬 완수의 날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 19일

민족문제연구소 일동

2004/01/19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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