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4.3 관련 공식 진상조사보고서에 북한군이나 김일성의 관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는데도 추가적인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다고 밝힌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향해 제주4.3 관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 등은 30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보호해야 할 국가인권위원장이 극우 유튜버 수준의 참담한 역사인식을 드러냈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규 국회의원이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북한군이나 김일성의 관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는지 묻자 “보고서에는 없으나 역사적 고증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도 안 위원장은 “조사한 바도 없고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 단체들의 설명이다.
이에 단체들은 “공식 진상조사보고서에서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배후설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극우 유튜버 수준의 참담한 역사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4.3희생자들과 유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가폭력 피해 회복을 위해 수십 년간 이어온 제주도민들의 노력을 훼손하는 처사”라며 “깊은 분노와 실망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소위 ‘4.3 김일성 지령설’은 국가진상조사보고서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객관적으로 허위임이 입증된 사실”이라며 “4.3 지령설을 발언했다가 유족들로부터 소송을 당해 1심 재판에서 패소한 태영호 전 국회의원의 수준을 이어가는 극우세력의 인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이 부여한 책무에 따라 인권 보장과 피해자 보호의 최후 보루가 돼야 한다”며 “독립적인 국가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윤리를 저버린 행위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을 향해 해당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와 희생자·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행 중단,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 “안 위원장과 국가인권위원회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국가폭력 피해자의 인권 회복에 책임 있게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폭력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유족으로서, 제주도민으로서 이후에도 어떠한 왜곡과 폄훼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과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진짜 고증해야 할 것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이름으로 그동안 행한, 백서를 써도 모자랄 정도의 반인권적 행태”라며 “이를 스스로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성명에는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을 비롯해 제주4.3연구소,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민예총, 제주4.3도민연대, (사)진아영할머니삶터보전회, (사)제주다크투어, 제주4.3문화해설사회,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 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YMCA, 제주YWCA, 제주흥사단, 제주장애인연맹DPI,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여민회, 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지역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김동도열사정신계승사업회, 제주생태관광, 제주통일청년회, 한살림제주생산자연합회, (사)한국청년센터제주지부, 제주청년협동조합, 4.3 통일의 길 마중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제주대학교 민주동문회, 제주인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사단법인 제주문화예술공동체, 세월호제주기억관, 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 제주대학교총학생회, 제주통일평화교육센터, 제주가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제주지역본부, (사)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제주작가회의, (사)제주시민센터 광장, 민족문제연구소 제주지부, 재경4.3희생자유족회, 제주사회문제협의회 등 57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원소정 기자
<2026-10-30>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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