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68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우리 연구소,
‘논쟁이 되는 역사’ 주제 발표

제68회 전국역사학대회가 10월 25일(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열렸다. 광복 80주년이자 을사늑약 120주년을 맞아 올해 대회는 ‘기억과 기념’을 공동 주제로 채택했다. 우리 사회가 겪어온 역사적 사건과 그 의미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과정을 조망하고, 디지털 사회에서 기억과 기념의 역할과 한계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논쟁이 되는 역사’를 주제로 대회에 참가했다.
제1발표는 이명숙 연구실장이 「친일인물을 둘러싼 기억갈등과 시민의 역사청산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는 친일인물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그에 따른 갈등,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시민들의 역사청산운동을 다뤘다. 대표적 사례로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청산 활동과 마산 지역 ‘열린사회희망연대’의 친일·친독재인물기념사업 반대운동을 살폈다. 특히 지역에서 친일인물을 기념하겠다고 나서는 움직임이 실은 지역 토호 세력과 긴밀하게 연결됐다는 지적이 인상적이었다. 토론에 나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신 교수는 “과거에 퇴출됐던 기억들이 망각을 핑계로 스물스물 기어 나오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한편, “오늘의 현실에서 친일 청산과 기억 투쟁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란 물음을 던졌다.
제2발표는 「친일(파) 문제를 밝히는[究明·糾明] 다양한 방식-『친일인명사전』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이용창 연구위원이 맡았다. 이 연구위원은 역사 용어로서 ‘친일·친일파’가 시민권을 획득하는 연원을 정리하고 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편찬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개괄했다. 특히 친일(파) 청산을 거부하거나 ‘회색지대론’처럼 친일 청산을 의미 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일련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토론을 맡은 연세대학교 이태훈 교수 역시 “친일문제를 규명하고 성찰하는 작업을 놓고 의미 없는 도그마의 구축이거나 과잉된 민족주의에 의한 재단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적 태만이거나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 허무주의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제3발표는 식민지역사박물관 김승은 학예실장이 「박물관에서 일제강점기를 다루는 방식과 친일문제의 망각」을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암스테르담 박물관, 영국 박물관 등을 사례로 제시하며 세계 박물관의 ‘탈식민화’란 변화의 흐름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 회에서 근현대사박물관 건립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과 국가유산청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그리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진행해 온 ‘전시운동’의 과정과 성과를 소개했다. 이 발표는 일제강점기 기억을 둘러싼 논쟁의 장으로서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토론을 맡은 연세대 동은의학박물관의 정용서 선생은 전국 각지 근대역사관/박물관이 역사를 얇고 단선적으로 재현하는데 그친다는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개별 근대역사관/박물관이 마주한 현실적인 조건(예산과 인력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식민지역사박물관이 여러 근대역사관/박물관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길 제안했다.
마지막 종합토론 시간에는 경희대학교 김민철 교수 주재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함께 친일문제의 복합적인 역사현실을 드러내고 사회적 성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 권시용 연구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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