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내리쬐는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이 여름 속에 뛰어들어 경술국치 100년을 기억하는 “한일평화를 여는 역사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답사는 일본 남쪽 지방 키타큐수의 조선인 징용자들의 강제노동이 이뤄지던 치쿠호 탄광으로부터 나가사키, 시모노세키, 오사카, 교토 지역의 강제연행 피해 현장과 평화 추도시설을 두루 둘러보는 장장 12일간의 긴 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인 도쿄 야스쿠니에 도착했습니다만 그곳에 강제로 무단 합사(合祀)된 조선인 2만 1천 명의 영혼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서 우리 답사팀은 일본 경시청 소속 경찰관들의 어이없는 저지로 ‘야스쿠니’에 접근조차 못 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야스쿠니에 강제로 합사된 아버지 이름조차 불러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몇몇 어르신의피멍 어린 가슴을 달래며 우리는 여전히 시퍼런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번 기행에 참가한 분들은 역사를 가르치는 현직교사를 비롯하여 중고대학생, 언론인 등 일반인과 일제강점기에 아버님이 강제 연행되어 생사를 모르는 어르신, 야스쿠니에 무단 합사된 아버님의 영혼이나마 만나려고 따라나선 어르신 등 연령대로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층에서 참가한 답사여행이었습니다. 직업과 나이는 다르지만 근현대사의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확인하고 평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일치된 마음 하나로 다소 길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무사히 답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일반 여행코스로는 답사하기 어려운 “한일평화를 여는 역사 기행”은 누구나 우리 국민이면 한 번쯤 가봐야 하는 코스라고 답사회원들이 말할 만큼 역사적 교훈을 가슴에 새긴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답사 여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앞으로 <답사일지>를 연재할 예정이므로 많은 애독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