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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뻬는 일제가 강요한 옷”-‘문화'(0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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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뻬는 일제가 강요한 옷”



‘몸뻬는 일제가 식민지 조선 여성들에게 강제한 옷으로, 한국 여성 최초의 밀리터리 룩.’

광복 이후에도 빈곤 계층의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입었던 ‘몸뻬’에 대해 도입 및 정착 과정과 그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을 살핀 글이 나왔다. 안태윤 경민대 전임강사는 계간학술지 ‘사회와 역사’ 여름호에 발표한 ‘일제말 전시체제기 여성에 대한 복장통제’라는 수록문을 통해 일제시기 몸뻬의 강제와 여성성의 상관 관계를 고찰했다.

글에 따르면, 일제 말기 여성의 복장과 외모는 여성 개개인의 선택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었다. 국가권력과 사회내 세력집단이 부단히 개입하고 통제한 대상이었다. 일제는 1940년 전시 남성복으로 자원과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국민복’이라는 국방색의 복장을, 1942년엔 전시 여성복으로 ‘부인표준복’을 제정했다. 모두 7종류의 표준복 중에서 활동복으로 지정된 몸뻬만이 거의 모든 일본 여성에게 확산됐다. 몸뻬는 원래 메이지(明治) 이전부터 일본 관동 이북의 농촌 지방에서 남녀 공용으로 입던 바지형태의 작업복이었다.

하지만 조선에서 몸뻬는 일본과는 달리 여성들의 자발적인 선택이 되지 못했다. 일본에서 정한 전시 복장들이 조선의 문화적 여건에 맞게 수정되는 과정이 없이 그대로 도입, 강요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여성 지식인들에게도 국가정책에 호응하는 역할이 주어졌을 뿐이다.

광복 이후에도 노동자, 농민, 빈곤한 상인층의 여성들에게는 몸뻬가 일상복으로 남았다. 몸뻬의 정치적 의미는 사라졌지만, 빈곤층 여성의 노동을 필요로 했던 한국사회의 경제적 여건이 몸뻬를 하나의 여성 패션으로 지속시키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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