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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한국근대문학관 ‘친일 문인’ 소개…민족문제연구소 “친일 행적 제대로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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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친일 설명 뒤 ‘평가는 엇갈려’
친일 작품·시대적 맥락 전시엔 안 담겨
문학관 “오해 소지 표현 수정 가능”

한국근대문학관. /인천일보DB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인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이 친일 행적이 확인된 근대 문인들을 소개하면서 친일 작품과 당시 문필 활동의 역사적 맥락은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한국근대문학관과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문학관은 본관 1층에서 근대계몽기(1894~1910)부터 해방기(1945~1948)까지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이 개항장의 근대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이다. 지난 2013년 개관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최남선·이광수·서정주 등 친일 행적이 규명된 주요 문인을 다루는 방식이다. 이들은 모두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보고서’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포함됐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도 수록돼 있다.

최남선은 학병 지원을 선전하는 글과 활동에 나섰고, 이광수와 서정주는 지원병·학병·징병 참여를 선전·선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근대문학관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최남선 소개 화면. 최남선 소개에는 “후일 자신의 친일 행위는 민족 보존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지만, 이를 둘러싼 평가는 분분하다”고 적혀 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문학관이 이들의 친일 행적 자체를 감춘 것은 아니지만 친일 행위를 둘러싼 일부 서술이 역사적 평가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남선의 작가 소개에는 “후일 자신의 친일 행위는 민족 보존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지만, 이를 둘러싼 평가는 분분하다”고 적혀 있다.

이광수 역시 “일제 말기에 이르러서 학도병 권유의 글을 발표하는 등 친일 행위를 한 전력이 있어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고 소개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국가 차원의 조사를 통해 친일 행위가 규명된 상황에서 당사자의 해명을 제시한 뒤 ‘평가는 분분하다‘거나 ‘엇갈리고 있다’고 서술할 경우 친일 행위에 대한 역사적 판단까지 여전히 엇갈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의 친일 행적과 친일문학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실제 친일 작품은 전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1935~1945년 문학의 흐름을 다룬 전시에서도 “일제 말기에는 친일문학을 표방하는 문인들도 생겨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친일문학이 일제 침략전쟁과 조선인 동원에 어떻게 연결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한국근대문학관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광수 소개 화면. 이광수 소개에는 “일제 말기에 이르러서 학도병 권유의 글을 발표하는 등 친일 행위를 한 전력이 있어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고 적혀 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실제 전북 고창 미당시문학관은 서정주의 문학 작품과 함께 7편의 친일 작품도 전시하고 있다. 문학적 성취와 친일 행적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처장은 “친일 문인이라고 해서 작품을 빼자는 것이 아니다. 문학적 성취와 함께 친일 행적과 친일 작품도 사실대로 보여줘야 한다”며 “특히 친일 작품이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고 일제의 침략전쟁과 조선인 동원에 어떻게 활용됐는지 그 맥락까지 전시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근대문학관 관계자는 “친일 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해당 표현이 오해될 여지가 있다면 삭제하는 등 친일 행위가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근대문학의 흐름과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문학관의 특성상 개별 문인의 친일 행적을 상세하게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2026-09-11> 인천일보

☞기사원문: 한국근대문학관 ‘친일 문인’ 소개…민족문제연구소 “친일 행적 제대로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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