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보고]
‘야스쿠니 반대’ ‘무단합사 반대’
2026 야스쿠니반대촛불행동을 다녀와서
최하연 대외협력실 활동가
2026년 8월 8일 오전,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 9명과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3명은 ‘야스쿠니반대촛불행동’을 위해 도쿄로 떠났다.
야스쿠니신사는 과거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천황’을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라고 미화한다.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야스쿠니신사에는 식민지시기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 강제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 2만 1천여 명의 조선인들이 합사되어 있다.
합사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은 2001년부터 일본에서 무단합사 철폐를 요구하는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피해자의 손주 세대가 원고로 참여한 무단합사 철폐 3차 소송이 도쿄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며, 2025년 12월 한국에서도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를 상대로 무단합사 철폐소송을 시작했다.
2006년 한국, 일본, 대만, 오키나와 시민들이 조직한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햇수로 21년째 매년 8월 도쿄에 모여 야스쿠니신사의 본질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연대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들은 도쿄에 도착하여 첫날인 8일 일본 청년들과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침략전쟁의 역사를 미화하는 박물관 유슈칸(遊就館)이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침략신사 야스쿠니 반대행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십 년 동안 해오셨으며 식민지역사박물관에도 평생 모은 야스쿠니신사 관련 자료를 기증해 주신 즈시 미노루 선생의 자세한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둘러봤다.
유슈칸은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아시아 민중의 해방을 위한 전쟁이었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은 청일전쟁 당시 일본 여성 1만여 명이 머리카락을 땋아 만들어 헌납한 30여 미터짜리 군함용 밧줄 ‘게즈나(毛綱)’였다. 전시 해설에는 1만여 명의 여성이 국가를 생각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유슈칸에 기증했다고 적혀있다. 전시물은 방부처리가 되어있었지만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뚜렷이 보여 그 모습이 계속 잊히지 않았다. 전시장을 나오니 박물관 매점에서 다양한 문화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수많은 욱일기 상품이 유슈칸의 성격을 다시 한번 선명하게 보여주는 듯 했다.

8월 9일에는 야스쿠니반대촛불행동 행사가 열렸다. 우리는 5월부터 각종 세미나와 행사준비 회의, 한일 활동가들교류회 등을 30차례 이상 진행하며 야스쿠니 문제를 함께 공부하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일본에 함께 가지는 않았지만, 행사 구성을 준비하고, 함께 공부하고, 각종 용품의 디자인으로 힘을 보탠 활동가들도 있었다.
본행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활동가들은 촛불행진에 사용할 물품을 나누고, 시위용품 체험 부스를 운영했으며,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20년을 돌아보는 전시회도 열었다. 또한 침략신사 야스쿠니 반대의 뜻을 선명하게 빛내는 응원봉과 직접 만든 스티커를 행사 참가자들에게 판매했다.
행사 전반부에는 심포지엄에서 지금의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후반부에는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들이 행사를 직접 진행했다. 스물한 차례 야스쿠니반대촛불행동에서 한국 측 젊은 활동가들이 행사 후반부를 기획단계부터 준비하고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국 소송 대리인단의 소송 보고와 이희자 대표 등 유족 발언, 시위 때 외칠 구호 연습, 시위용품 소개, <한일청년선언> 발표 등이 있었다. 특히 <한일청년선언>은 한국과 일본의 청년 활동가들이 각자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생각한 내용과 이번 행동을 준비하며 느낀 감상과 결의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시간으로 의미가 깊었다.
본행사가 끝나고 촛불행진이 시작되었다. 촛불행진의 선전차에서도 한국 활동가와 일본 활동가가 ‘야스쿠니 반대!’, ‘무단 합사 철폐!’, ‘전쟁 반대!’, ‘동아시아 평화!’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다시 만난 세계’, ‘우리 하나 되어’ 등 K-POP과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민중가요가 도쿄 한복판에 울려퍼졌다. 한국의 시위 문화를 야스쿠니 반대 행진에 녹여낸 것이다. 선전차에서는 한국어로 발언하고, 일본어로 구호를 외치며 한국과 일본 시민이 함께 만든 촛불행진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각자 별도의 일상 업무를 하면서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잦은 야근과 힘든 일정에 허덕이며 지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일본 시민, 재일동포들의 열렬한 응원과 격려 속에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2026 야스쿠니반대촛불행동’을 준비한 과정을 포함하여 야스쿠니 문제를 알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도쿄에서 함께 외친 ‘야스쿠니 반대!’, ‘무단합사 철폐!’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야스쿠니 무단합사 철폐를 위한 우리의 행동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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