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이것은 ‘전쟁’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입니다

10

[초점]

“이것은 ‘전쟁’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입니다”
– 현장 보고 제3회 민연포럼〈The Story of Palestinian〉

6월 18일, 민족문제연구소와 포럼 진실과 정의가 주최·주관한 제3회 민연포럼〈The Story of Palestinian〉이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 2022년 한국에 온 가자지구 이브나(Yibna) 출신 난민이자 유학생인 살레 엘란티시는 강연을 통해, 봉쇄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집단학살의 실상과 역사적 진실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살레 씨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잃은 자신의 주변인들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전쟁 발발 2주 만에 폭격으로 숨져, 그 시신이 아직도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는 친한 친구 암자드(Amjad)의 사진과 함께, 이번 폭격으로 할아버지, 삼촌 등 가족들은 물론 수많은 이웃들을 잃었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리고 최신 업데이트된 구글 위성지도에 접속해 가자지구 지도의 ‘항공뷰’를 직접 움직여가며, 처참하게 파괴된 고향의 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가자지구는 건물 약 80%가 파괴되어 온전한 집이 없고, 최소 7만 2천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1만 2천 명이 넘는 이들이 여전히 건물 잔해 속에 깔려 실종된 상태라고 살레 씨는 전했다. 그는 “단순히 집계된 숫자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1만 2천 명의 어머니가 건물 잔해에 깔린 자식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이 사태를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비극의 뿌리를 1917년 영국의 불법적인 ‘밸푸어 선언’과 1948년 ‘나크바’(아랍어 ‘대재앙’), 이스라엘 자경단의 학살 및 강제 이주 역사에서 찾았다. 살레 씨의 할아버지 역시 나크바 당시 고향에서 가자지구로 피난을 왔고,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살레와 가족 전체가 UNRWA(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 등록된 난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자지구는 사방의 국경 봉쇄와 해상 통제로 인해 일명 ‘하늘만 열려있는 거대한 감옥’이라 불린다. 이스라엘은 감옥같은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식량과 물, 의료품 같은 기본적인 구호물자조차 통제하며, 팔레스타인 인종을 절멸시키려는 비인도적 공격을 하루도 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참혹한 집단학살 속에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살레 씨는 폭격을 피해 다섯 차례나 거처를 옮기면서도 조카들을 가르치고, 잠시 공습이 멈춘 틈에 아이들을 모아 텐트 학교를 운영한 고모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래는 언젠가 밝아질 것이기에 교육과 희망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해방을 향한 간절한 의지 때문이다. 한국 시민들과의 연대 역시 큰 힘이 된다고 했다. 한국 학생들이 보낸 편지에 답장하며 ‘승리와 희망’을 뜻하는 V자 포즈를 취하는 가자지구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한국 친구들이 살레 씨의 옛 고향 땅에 가서 직접 담아다 준 ‘흙’ 한 줌은 살레 씨의 “생애 가장 귀한 선물”이라고 한다.

살레 씨는 “역사가 증명하듯 억압받던 국가들은 결국 자유를 얻는다”며 언젠가 선물 받은 고향의 흙을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을 날이 머지않았음을 확신하며 강연을 마쳤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독립운동을 연구하는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울려 퍼진 그의 목소리는, ‘해방’이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함께 연대해야 할 모두의 과제임을 일깨워주었다.

• 대외협력실 활동가 한우경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