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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결국, 뿌리로 산다-후손의 기억으로 본 독립운동가와 가족의 삶』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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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뿌리로 산다
–후손의 기억으로 본 독립운동가와 가족의 삶

민족문제연구소 펴냄 | 383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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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10만세운동 1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각계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런데 6⸱10만세운동을 놓고 순수한 민족적 성향의 학생들이 계획하고 실행한 운동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짓눌려 온 우리 사회 분위기 탓에 만세운동의 계획과 준비, 진행에서 사회주의 계열의 주도적 움직임을 의도적으로 외면했기 때문이다.

6⸱10만세운동의 기획자는 조선공산당이었다. 1926년 4월 25일 순종이 사망했을 때, 전 해 일제의 탄압으로 무너졌던 조직을 다시 정비한 조선공산당은 만세운동을 기획했다. 그들은 천도교 구파 쪽과 협력하고 조선학생과학연구회를 통해 학생들과도 연계해 만세운동을 준비했다.

그렇지만 결행일을 코앞에 두고 위조지폐범인을 찾던 경찰의 눈에 우연히 인쇄물이 발견되어 계획이 어긋나 버렸다. 조선공산당 지도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모든 움직임을 막지는 못했다. 체포를 피한 사람들에 의해 1926년 6월 10일 순종 장례 행렬을 따라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6⸱10만세운동은 민족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이 실천적으로 연대해 항일운동을 전개한 새로운 경험이었으며, 1927년 2월 신간회가 성립할 수 있게 한 디딤돌이었다. 그런데 오랫동안 6⸱10만세운동이 순수한 학생운동으로만 기억돼 온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주의 이념을 발판으로 항일투쟁,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외면해 왔다. 외면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 바깥으로 밀어내 왔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사회의 외면은 그 후손들에게는 삶의 질곡으로 이어졌다. 조선공산당의 ‘6⸱10투쟁특별위원회’ 책임자 권오설은 일제 경찰에 붙잡혀 모진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다. 권오설의 동생 권오직도 사회주의 항일운동을 전개했으며, 해방 후 북쪽에 남았다. 권오설의 형 권오기와 가족들은 6⸱25전쟁 와중에 뿔뿔이 흩어져 생사도 알지 못하게 됐다. 권오기의 아들 권대용은 권오설의 양자가 됐다. 권대용은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후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집안에 남은 유일한 남자 후손이었다. 권대용은 작은 문방구를 운영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살아오면서 권대용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빨갱이’ 자식이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어딜 가든 그의 귀에는 언제나 ‘빨갱이’란 말이 들려왔다. 누가 옆에서 소곤대기만 해도 자기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에게는 반상회에 나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권대용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그의 가족이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는 고립감이 엄습했다. 그것은 물리적 폭력 이상으로 가혹한 심리적 압박이었고 저열한 폭력이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결국, 뿌리로 산다-후손의 기억으로 본 독립운동가와 가족의 삶』은 독립운동가 열한 분의 후손들이 풀어놓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살아온 그들의 세월에는 영광보다는 상처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가족보다 민족 독립을 먼저 생각한 할아버지는 후손들에게 아무런 경제적, 사회적 바탕이 되어주지 못했다. 사회주의 사상을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나섰던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외면받았다. 오히려 후손들에게는 연좌제의 고통일 뿐이었다. 그래서 후손들은 가난으로 고통받은 세월 속에 할아버지에 대한 자부심보다 원망과 서러움이 클 때가 많았다. 부모님의 희생을 자랑으로 여기지 못하고 오히려 숨기며 살아야만 했다. 그들이 용기를 내 인터뷰에 나섰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것은 민족문제연구소가 국사편찬위원회 의뢰를 받아 진행한 「독립운동가 후손 구술 수집사업」이었다. 연구원들은 독립운동가 후손을 만나 적게는 4시간에서 많게는 9시간 이상 인터뷰하고 녹취록 보고서를 작성했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후손의 기억은 물론 그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가 보고서에 담겼다. 그렇지만 이 보고서는 학술 연구 자산으로 남을 뿐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독립운동가 후손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 독자들이 편하게 읽길 바라며 소설식으로 구성했다. 책에 실린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은 아래와 같다.

장재성 지사의 아들 장상백|이관술 지사의 외손녀 박경희와 손옥희|김상덕 지사의 아들 김정륙|이효정 지사의 아들 박진수|김창숙 지사의 손녀 김주|권오설 지사의 양자 권대용|최능진 지사의 아들 최만립|류자명 지사의 손자 류인호|차리석 지사의 아들 차영조|김진성 지사의 아들 김세걸|원심창 지사의 양자 원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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