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식민지역사박물관, ‘빼앗긴 어버이를 그리며’ 기획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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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식민지역사박물관은 5월 8일 어버이날에 특별한 어버이를 기리는 전시회를 개막했다. 3‧1운동 100주년 두 번째 기획전으로 마련한 ‘빼앗긴 어버이를 그리며’는 일제 침략전쟁에 끌려가 희생당한 강제동원피해자와 유족들의 통한의 삶을 담은 전시회이다. 개막식은 박물관 1층 돌모루 홀에서 열렸다. 이날 개막식에는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 소속 강제동원피해자 유족들과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박경목 관장,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남상구 소장과 용산구청‧청파동 주민센터, 민주인권기념관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강제동원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했다.

 

 

개막식은 특별영상으로 시작해 임헌영 소장의 인사말과 이희자 보추협 대표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특별히 일본에서 참석한 야노 히데키 씨는 1995년부터 한국의 강제동원피해자와 함께 투쟁해 왔던 과정을 소개하며 하나 둘 고인이 되신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유족의 이름을 호명해 참석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이번 전시회는 2011년 연구소와 보추협이 한일시민단체의 후원을 모아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개최한 일제하 강제동원 희생자 합동추모제를 다시 재현했다. 추모제는 친족들의 애도 속에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타지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을 기리는 합동장례식이었다. 그때 사용했던 목상여를 9년 만에 다시 꺼내어 전시장 한 가운데로 옮겨 놓았다. 돌아가신 이의 시신도 유골도 혼도 없는 빈 상여지만 남은 이들의 애끓는 그리움과 추모의 마음이 담긴 상여이다. 상여 주위 “끌려간 사람들, 남겨진 이야기”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20명의 사연이 전시되었다. 강제동원의 피해가 당사자에 그치지 않고 남은 가족의 삶마저 파괴하고, 자식들의 미래조차 집어삼키는 폭력이었음을 증언하고 있다.
끌려간 아버지의 얼굴조차 모르는 갓난아기가 흰머리 노인이 될 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그리움과 분노가 교차하고 있다. “죽은 자의 명부, 돌아오지 못한 유골”에서는 유족의 분노가 무엇 때문인지를 보여주는 기록물을 볼 수 있다. 유족들이 직접 찾은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 일본 정부 기관에 보낸 기록조사요청서, 한국 정부에 제기한 유골확인탄원서 등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 여전히 기록과 유해를 찾아 헤매고 있고,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을 상대로 지난한 소송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의 끝나지 않은 투쟁”에서는 생존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일본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를 밝히고,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재판투쟁을 소개하고 있다. 다섯 가지의 재판투쟁 기록물들은 일제 전쟁범죄의 증거이자 우리가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역사이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하는 피해자 김효규, 김원목, 김행진, 오행석의 육필 진술과 피해자 김복한, 김행진, 이병주, 이규철의 육성 증언 영상도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들은 식민지민이라는 이유로 일제가 일으킨 모든 전쟁터로 끌려갔다. 일본과 만주,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적도 아래 뉴기니까지, 북쪽으로는 사할린과 알래스카의 에투 섬까지, 서쪽으로는 인도‧버마의 국경까지 머나먼 이역으로 끌려가 희생당한 분들이 많다. 그들이 끌려간 곳을 전시장 입구에 큰 지도로 만들었고, 관람객이 강제동원 희생자들을 기리며 헌화를 할 수 있는 추모 코너도 마련했다. 망자를 위로하는 상여 장식인 ‘꼭두’를 관람객이 직접 채색하고 추모 글도 적어 장식할 수 있는 체험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회는 식민지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과 돌모루홀에서 7월 28일까지 열린다. 많은 관람과 동참을 부탁드린다.

• 김승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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