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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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어

 

오래된 해장국 집 찌든 창문 머리맡에

흰 무명 실타래로 휘감긴 북어 한 마리

뿌옇게 쌓인 먼지 속 파도를 일으킨다

 

두 눈을 부릅뜨고 입을 따악 벌린 채

침묵의 반어법으로 獅子吼를 토할 듯

뒤틀린 세상을 향해 꾸짖는 천둥소리

 

直線으로 길을 내며 거침없이 달려와

불처럼 뜨거워 버린 저 야윈 몸뚱아리

서느런 단전 호흡이 가쁜 숨을 고른다.

 

<이우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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