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논평] 문명고 사태는 교육부와 경북교육청, 문명고 재단이 결자해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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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사태는 교육부와 경북교육청, 문명고 재단이 결자해지하라

새 학기를 앞둔 경산의 문명고등학교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의 평가는 이미 끝났다. 애초에 박정희를 위한 박근혜의 교과서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작년 11월 현장검토본 공개와 금년 1월 최종본 공개 이후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오류와 편향으로 가득찬 불량교과서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대다수의 국민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은 더 거세져 지금은 70% 이상에 이른다. 당연히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교과서는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정교과서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교육부는 연구학교에서의 국정교과서 사용이라는 꼼수를 부렸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부의 비교육적 꼼수가 경산의 한 평범한 고등학교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여 이 추위에 연구학교 지정에 따른 국정교과서 강제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국정교과서는 철저히 청와대의 기획에 의해 시작된 박정희를 위한 비교육적 정치 교과서이다. 제작과정과 내용도 문제투성이다. 복면집필, 편찬기준 비공개, 뉴라이트 일색의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회 구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하는 ‘대한민국 수립’ 서술, 친일행위 축소 서술, 박정희에 대한 과도한 미화 등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은 하나둘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정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는 최종본에서도 끝없이 발견되는 수많은 오류이다. 오류로 가득 찬 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교사는 없다. 그리고 그런 교과서로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없다.

교육부는 천만 원의 지원금과 교사 승진 가산점까지 제시하며 연구학교를 강행하려 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불량 교과서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거부했다. 오죽하면 교육부의 입김이 강한 국립고등학교도 모두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학교란 미명하에 국정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은 문명고 학생들만 불량식품을 먹으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거부하겠다는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주장은 정당한 것이며 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 당연한 권리이다.

문명고의 연구학교 선정과정도 문제투성이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신청 마감일인 지난 2월 10일까지 연구학교 신청이 전무하자 임의로 신청기간을 닷새 연장하며 문명고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 경북교육청은 교사의 80% 이상이 동의해야 연구학교 신청이 가능한 자체 규정도 무력화하며 연구학교 신청을 강요했다. 문명고 재단은 연구학교에 반대하는 부장교사를 보직 해임하고 담임교사는 담임 배정을 배제하면서 교사들의 반대를 무시했다. 더구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과정에서 2:7로 연구학교 안건이 부결되자 학교장이 학부모를 설득하여 재투표를 거쳐 통과시키는 불법도 저질렀다. 교육부와 경북교육청, 문명고 재단이 줄줄이 저지른 불법과 위법의 산물인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에 학내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것은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었다. 민주주의를 배우며 실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보여준 부끄러운 자화상이 문명고의 연구학교 신청과 지정인 것이다.

문명고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당연히 교육부와 경북교육청, 문명고 재단이 나서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교육주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오직 국정교과서 강행에만 혈안이 됐다. 연구학교를 통한 국정교과서 배포에 실패한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검정교과서의 보조교재, 학급이나 도서관의 읽기자료로라도 비치해 달라고 애걸하고 있다. 문명고 재단은 연구학교 운영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인 양 정치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수구언론은 사설까지 동원하여 “문명고 김 교장 같은 분, 백명 천명 나와야 교육이 선다.”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문명고 재단은 현재의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에서 거부한 국정교과서, 문명고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문명고만 강행하는 것이 과연 교육을 바로 세우는 것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곧 탄핵받을 대통령이 주도하여 편찬한 국정교과서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과연 문명고가 자랑스럽게 내세운 건학이념인 ‘홍익인간’의 교육이념과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대답해야 한다.<끝>


2017년 2월 24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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