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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역사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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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첫 번째 특집으로 ‘해방 70년의 역사적 성찰’이라는 기획좌담을 마련했다. 해를 넘겼지만 오히려 담담하게 민족사의 전개과정을 돌아보고 역사적 과제를 진단해보기 위해서다.

서중석, 김용흠, 박한용, 김성보 네 명의 학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한국 근현대사의 압축판 그 자체라 할만 했다. 좌담 참석자들은 우리 민족의 주체적 역량과 국제적 영향력 등을 되짚으면서, 시대의 분수령이 되었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조선후기부터 진행된 내재적 발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자주적 근대국가 수립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었지만 제국주의 열강의 간섭 아래 좌절될 수밖에 없었던 근대 초기의 역사적 경험, 일제강점기 민족해방운동이 좌우합작운동의 형태를 취하며 전개될 수밖에 없었던 조건, 해방을 주체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해방 직후 터져 나온 민족 내부의 저력, 잔혹한 독재하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민주화운동의 의의 등에 대해서 참석자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뉴라이트가 한국 역사학계의 역사인식을 ‘자학사관’이라고 폄하하면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성장지상주의에 대해서도 실증적 근거를 바탕으로 공박했다. 흔히 한일 양국의 극우세력들을 일제 천황제 파시즘에 뿌리를 둔 쌍생아로 비유하지만, 공교롭게도 오늘날 ‘자학사관’ 타파를 외치는 데서도 이들 간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누가 과연 한국근현대사를 자학적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좌담은 명쾌하게 밝혀주었다.

본격적인 논의는 차후로 미뤄졌지만 참석자들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득하기 힘든 기형적 현상들의 결정적 원인을 분단구조에서 찾았다. 그 해법 또한 분단구조의 해소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참석자들은 남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정세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평화정착에 노력하여야 하며 공통의 이익을 위한 포괄적 경제협력이 지속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결국 해방 70년의 역사적 과제는 분단 극복에 대한 주체적 의지로부터 찾아야 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좌담은 핵심 사안들을 두루 짚음으로써 한국근현대사에 대한 통시적인 이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독자들이 정독하고 주변에도 널리 퍼트려 주기를 기대한다.

기획좌담이 근현대사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적 과제를 모색해보고자 하는 시도였다면, 두 번째 특집 ‘이명박근혜 정부의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은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정권 8년의 성적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 경제, 외교·남북관계를 중심으로 세 편의 글을 수록했다.

이관후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주창한 ‘국민통합’에 내포된 본질적 성격을 분석하였다. 그는 양대 보수정부가 국민통합의 개념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외연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자신들의 통치이데올로기로 끌어들였다고 보았다. 이같은 시각에서 보수정부의 국민통합개념을 ‘두 국민전략(two nations hegemony project)’이라는 개념을 통해 새롭게 해석하였다. 이 글의 주요성과는 ‘두 국민전략’의 본질이 양극화의 심화와 구조화, 편중된 인사와 대표성의 약화였다는 점을 밝혀 낸 것이다. 보수정권의 이른바 국민통합은 1%의 기득권 세력과 경제적으로 하위 30%를 차지하는 두 집단을 지지계층으로 끌어들인 반면 대다수의 국민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는 분석이다.

우석훈은 이명박 박근혜 두 정부가 내놓은 경제공약은 이미 폐기되었으며 실상은 경제망국의 상태라고 진단했다. 보수정권 8년간 추진된 경제정책의 결과는 경제성장률의 하락, 1인당 명목소득 증가율과 실질임금 상승률의 급락, 가계부채·국가채무·실업률의 급증이라는 암울한 성적표였다. 보수정부가 짐짓 포용적 경제성장과 경제민주화를 표방했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관된 흐름은 쉬운 해고와 부동산 부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공약은 양두구육이었으며 거대한 사기극이었다고 규정하는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본질은 이들이 정작 실행한 경제정책이 경제민주화와 대척점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경제위기론을 넘어 경제망국론으로까지 나오고 있는 보수정부 8년의 경제파탄을 지켜보면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가 반세기를 넘어 다시 등장하는 연유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수훈은 보수정부가 추진한 동북아 외교정책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보수정부는 북한 비핵화정책을 추진했지만, 이 정책은 오히려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만들었고 외교적으로 한국을 동북아의 미아신세로 전락시켰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참여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대체하는 ‘비핵, 개방, 평화통일론’을 주장했지만, 그들이 고수했던 대북정책의 본질은 냉전적 사고에 입각한 적대정책과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론이었다. 특히 보수정부의 외교노선은 시종일관 한미동맹의 강화라는 대미일변도의 기조를 유지하였으며, 결과적으로 한중관계의 냉각과 한일관계의 저변 훼손으로 이어졌다. 자해에 가까운 충동적인 대북정책과 외세의존적인 굴욕외교에 국민들이 정부를 걱정해야하는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

보수정권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방향과 개혁의 전망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지리멸렬한 야당의 존재 때문에 더 그렇다. 현실정치를 밀착 관찰하고 있는 정해구는 〈시론〉을 통해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이 직접 나설 것을 주문한다. 〈특집2〉에서 제기된 진단과 더불어 4월 총선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금 고민해볼 수 있게 해준다. 우국과 애국에는 차이가 있다. 근심만 하고 비난만 할 것인가, 아니면 행동하고 실천할 것인가. 잔인한 4월이 될 것인지 희망의 4월이 될 것인지 선택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호 〈역사확대경〉은 보부상과 3·1혁명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