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쿠라 조선인교회 주문홍 목사가 들려주는 재일교포 실상 | ||
이윤옥·김영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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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약속시간보다 15분이나 늦게 나타난 답사단 일행을 반긴 것은 기타큐슈 고쿠라(小倉)교회 의 주문홍 목사였다. 기타큐슈 생애학습종합센터 31호실에는 주 목사와 답사 이틀째 안내를 맡아 줄 배동록 할아버지 등이 마침 이 지역의 야간 마츠리 행렬에 걸려 일행이 탄 버스가 늦어지고 있음에도 많은 자료를 준비한 채 목이 빠지라 기다리고 있었다. 생애학습종합센터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 미술, 외국어 공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60여 명 정도 들어갈 만한 제법 큰 강연실에서 답사단을 기다리던 주 목사는 우리가 도착하자 공손한 인사와 함께 칠판에 큼지막하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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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목사는 28년간 일본 땅에 살면서 재일조선인의 권익에 힘쓰는 한편 기타큐슈 한글 웅변대회 실행위원회를 이끄는 등 우리말 운동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날 강연 후 주 목사를 만난 것은 이틀 후인 8월 9일 나가사키에서였는데 조선인 원폭희생자추도집회에 참석하려고 승합차에 교포들을 가득 태워 고쿠라(小倉)에서 3시간 넘게 달려 추도모임에 참석할 만큼 재일동포사회의 크고 작은 일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케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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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한 가지가 ‘외국인 등록법’이다. 일제는 1945년 12월 25일 재일조선인과 대만인의 참정권을 박탈하였다. 일본에 거주하되 사람다운 행사나 권리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다만, 세금은 꼬박꼬박 물게 했다. ‘인권국가’를 자처하는 일본의 이중적인 모습이 흉악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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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목사는 일본에서 목회를 하는 사람으로 한국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불평등과 차별로 말미암은 고통을 누구보다도 피부로 느끼며 봐 왔을 터였다. 그래서인지 재일조선인에 대한 이야기 끝에 잊을 수 없는 일본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야시에이다이(77살) 씨가 바로 그 사람이다. 조선인의 일제 징용관계 글을 많이 쓴 하야시 씨는 후쿠오카 타가와(田川)사람으로 답사일지 <1편>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으며 큐슈일대를 안내한 요코가와 씨의 동향 선배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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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살 현장인 사할린의 설원에 서게 되면 일본인이 저지른 뿌리 깊은 원죄를 뼈저리게 느낀다. 1923년 9월 1일 관동 지방을 강타한 미증유의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약 6천여 명에 달하는 조선인이 군대와 민간인에 의해 학살당한 사실이 떠오른다. 사할린 사건은 제2의 관동대지진 사건이다. 패전기 혼란 상태라는 상황보다도 일본군과 일본인이 조선인에 갖고 있던 차별의식과 편견이 대량학살을 낳은 것이다. 전쟁의 엄청난 비극은 병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일반 민중을 할퀴고 지나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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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올해는 국치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한일 양국의 양심 있는 시민들이 나서서 ‘한일과거사 청산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공동 학술대회 등 뜻깊은 행사가 마련되었다. 이에 우리 답사단도 ‘경술국치100년을 맞이하여 한일평화를 여는 역사기행’의 하나로 일본 땅을 찾아 나섰던 것 인만큼 귀국해서도 ‘행동하는 사람’으로 남기를 자처하여 8월 26일~29일 까지 성균관대학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와 국치일인 29일 남산 통감관저 터에 세운 국치일 표석 세우기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한일간의 평화를 모색하는 일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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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은 최순애 씨가 12살 때 지은 노랫말로 박태준 씨가 작곡한 동요이다. 이 노랫말은 소파 방정환이 1925년에 만든 잡지《어린이》에 실렸는데 이 시기는 일제강점기로서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를 항일 운동 떠난 오빠로 보는 사람도 있다. 어린 나이이기는 하지만 나라를 빼앗긴 소녀의 속내가 깊이 묻어나서인지 강연장은 때아닌 한국동요로 밤의 적막을 깨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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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쿠라의 밤은 깊어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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