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이윤옥 |
당신에게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있다 치자. 8월만 되면 듣게 되는 ‘야스쿠니’란 말이 궁금해 엄마에게 물었다고 해보자. 여러 엄마가 있을 듯싶다. 당신은 어떤 엄마일까? <‘부자되세요’가 삶의 목표인 엄마> 아이: 엄마, 요새 뉴스에서 ‘야스쿠니’란 말이 많이 들리는데 그게 뭐예요? <남한테 지기는 싫지만 아는 게 없는 엄마> 아이: 엄마, 오늘 학교에서 야스쿠니를 배웠어요? 엄마: 너는 그걸 어떻게 생각하니?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슴이 들여다보이고 때론 혼마저 들키게 되기 때문이다. 애를 기른다고 다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자문한다. 우리의 ‘궁그미(궁금이)’ 귀여운 초등 5년생을 위한 ‘야스쿠니’를 살펴보자. 먼저 ‘야스쿠니’란 ‘야스쿠니진쟈’의 준말이다. ‘야스쿠니’란 한자로는 ‘靖國神社’라고 쓰는데 ‘靖’은 편안하다는 말이고 ‘國’은 말 그대로 나라이다. ‘神社’는 신이나 죽은 사람의 넋을 모시는 사당이다. 한자대로 풀어보면 야스쿠니란 ‘넋이 편안한 나라’ 또는 ‘넋을 편안하게 모시는 사당’이란 뜻이 된다. 그러나 야스쿠니 측의 설명은 ‘조국을 평안하게 한다, 평화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편안 넋을 모시는 곳’이 무엇이 문제인가? 아이의 궁금증은 증폭된다. 아이의 질문에 답해 보자. 2) 뭐 하는 곳인가요? 그러다가 한판 붙은 싸움에서 명치왕(메이지)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이 승리하여 그때 죽은 이들을 위한 사당을 만든 게 야스쿠니신사지. 처음에는 쇼콘사(招魂社)라 불리다가 1879년에 야스쿠니로 바뀌었단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지. 야스쿠니 신사 측에서 말하는 것은 “명치유신,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지나사변, 대동아전쟁 등 나라의 위태로움을 맞아 오로지 나라를 위해,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을 바친 246만 6천여 명의 영혼을 신분과 남녀 구별 없이 야스쿠니의 대신(大神)으로 모시는 곳”이라고 하는데 언뜻 보면 아주 좋은 뜻 같아 보이지? 3) 누가 관리하나요? 4) 누가 참배하나요? 5) 일본 측은 야스쿠니를 뭐라고 설명하나요? 그토록 고생을 시킨 일본제국주의의 총만 봐도 섬뜩할 텐데 야스쿠니신사 뜰에는 ’유취관(遊就館)이란 것을 만들어 전쟁 무기 10만 점도 전시하고 있단다. ‘조선인을 전쟁 맨 앞에 세워라. 총받이로 쓰자!’라고 했을일본 전쟁영웅(A급 전범)들과 함께 잠들고 있는데 우리 조상의 마음이 어떻겠니? 죽은 사람도 그렇고 산사람도 마찬가지란다. 사람을 부려 먹었으면 전쟁이 끝난 뒤에는 각기 자기 나라로 돌려보내야 하는 게 정상이지. 그것도 전쟁에 참여해준 고마운 마음을 담아 상장과 고국에서 정착할 돈이라도 싸주어 보냈어야 ‘진정한 아시아국민을 사랑’한 게 아닐까? 그런데 우키시마호 폭침(1945년 8월 24일 벌어진 사건)처럼 귀국선을 폭발시켜 수천 명의 조선인을 바다에수장시키거나 외롭게 일본땅에 남아 차별과 학대를 받으며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는 애초부터 ‘아시아인 사랑’ 정신은 없었던 것으로 봐야지. 입으로만 떠든다고 ‘아시아인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잖아. 사할린 교포들이나 오사카에 남겨진 수십만의 동포들, 교토 우토로 지방에 남겨진 사람들이 그걸 말해주는 것 아닐까? 그리운 고국 땅으로 돌아갈 길이 없어 일본 땅에 살게 된 사람들이지만 말도 안 통하고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누가 살고 싶을까? 더 기가 막힌 것은 교토 ‘우토로 사람’들처럼 살던 땅에서 지금 쫓겨나게 될 판인 게 현실이라는 점이지. 어느 나라든 참전 용사들은 가족들에게 연금도 주고 아파트도 주고 아이들 무상으로 교육도 시키는 게 정상인데 일본은 달라. 전쟁터에 목숨을 걸고 나갔던 사람들, 무기고 건설, 지하대피소, 철도건설, 군수물자를 나르기 위한 군비행장 건설, 탄광 등지에서 살아남아 일본 땅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혜택이 거의 없지. 혜택은커녕 ‘천대와 멸시’로 일관했거든. 이게 ‘아시아인에 대한’ 대접이며 사랑이겠니? 6) 조선인과 다른 나라 사람은 누가 합사되어 있나요? 7) 그럼 이분들을 모셔오기 위한 운동을 하는 분들이 계시나요? 한국에는 줄곧 이들과 행동을 같이해오다가 독자적인 기구인 2006년 5월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한국위원회>가 발족했고 이해 여름부터 매년 8월이면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촛불행동’을 열고 있단다. 그리고 2007년부터 야스쿠니를 상대로 한 ‘무단합사취하소송’을 시작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지. 현재 최고재판소에 상고 중이며 2011년에는 무단합사 취하소송의 1심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단다. 8) 와, 엄마는 우리 선생님보다 자세히 알려주시네요. 엄마 최고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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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야스쿠니’가 뭐예요?”
By 민족문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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