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친일인명사전 발간 앞두고 최종 점검

897




















7월 25일 사전 편찬 지도위원회 열려

민족문제연구소


 7월 25일 오전10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대회의실에서 2009년도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도위원회가 개최됐다. 친일인명사전 출간을 앞둔 만큼, 회의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열기를 띤 가운데 진행되었다.

 윤경로 편찬위원장의 개회 선언이 있은 뒤 임헌영 소장의 인사말씀을 듣고 실무 보고와 토론이 이어졌다. 박수현 편찬위원회 사무국장이 편찬현황과 이의신청 처리결과를 보고하였으며, 조세열 연구소 사무총장이 친일인명사전 발행금지가처분신청 등 소송관련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도위원들이 질의하고 편찬위원회 상임위원들이 답변하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답변은 김승태(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연구위원), 박수현(편찬위 사무국장), 박한용(연구소 연구실장), 이준식(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조세열(연구소 사무총장), 최열(미술평론가) 등 상임위원들이 분야별로 담당했다. 연구소 연구원들은 바쁜 편찬 일정을 고려하여 참석하지 않았으며, 최진아 영상팀장 유연영 총무팀장 김승은 자료팀장 김수진 정은주씨 등 상근자들이 회의 실무를 지원했다.







▲ 2009년도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도위원회


노동은(중앙대 교수) 편찬위 부위원장은 웹서비스 계획과 저작권 보호 방안을 질문하였으며, 다른 지도위원들도 인터넷 상의 무책임한 자료 전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삼웅(전 독립기념관장) 지도위원은 자료편의 구성에 관심을 표하고, 자료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자료집 편제와 항목 선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용어 사용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제하의 관용어를 그대로 쓰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해학(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상임대표) 지도위원은 “국가가 해야 할 거대한 작업을 민간단체가 달성했다”고 격려하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

 최병모(전 민변회장, 연구소 고문변호사) 지도위원은 식민정책 수행자로서 만주지역 기술직 고등관의 특수성에 대한 박한용 연구실장의 유권해석 요청에 “포괄적 선정기준을 만주지역이라 해서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답변했다.

 주섭일(르몽드코리아 고문) 지도위원은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이루어진 작업이라 상대적으로 친일파들에게 관용을 베푼 느낌이 든다”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친일행위가 부각될 수 있도록 편집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 총회에서 토론하고 있는 편찬위원들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지도위원은 집필 분량의 불균형을 지적하고, 해방 이후 경력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선정기준에 따라 일괄 수록된 측면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서(한양대 명예교수) 지도위원은, 첫째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용어 설명이 범례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둘째 국내외 자료 협조처를 밝혀주고 향후 국제적 자료 교류에도 유념해야 한다, 셋째 침략과 친일의 역사를 세밀하게 담은 고유의 연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서중석(성균관대 교수) 지도위원은 근현대 인명사전 중 최대의 수준이며 최고의 성과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다만 서술의 균질성, 해방 이후 중요 경력 누락, 현대사 특히 독재정권에 기여한 행적 서술 등에서 아쉬움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세부적으로 논평했다.

 박찬승(한양대 교수) 부위원장은 수록대상자 선정기준에서 예외규정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모호한 경우 일단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상권(덕성여대 교수,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부위원장은 해방 후 경력을 구별해주고 사진 등 증거능력을 가진 자료를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해 줄 것을 주문했다.

 홍순권(동아대 교수, 진실화해위원회 위원) 부위원장은 “자료편은 친일문제연구총서에 포함시키지 말고 별도로 발간하여 연구자들이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장기계획에 대해 조언했다.

 이날 참석한 지도위원들과 편찬위 부위원장들은 한결같이 상임편찬위원들과 실무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역사적인 작업의 마무리를 치밀하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반적으로 사전 작업의 방대함과 기울인 노고에 비해 서술의 균질성 등 기술적 부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오후 2시부터 속개된 편찬위원회에서는 지도위원회의 회의결과를 정리하고, 실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노동은 교수는 문화예술 분야의 교차검증이 필수적이라고 말하면서, 학제간 협의를 위해 문학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 문화예술 관련 전문분과의 통합 검독회 개최를 건의했다.







▲ 친일인명사전 원고 3책


 지수걸 위원(공주대 교수)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단체나 행위의 성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세밀하고 친절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 위원회의 반민족행위자 선정과는 다른 차원에서 진행된 친일인명사전 편찬작업의 역사성과 편찬취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건제 위원은 용어나 인명의 표기법을 통일시키고 해방 이후 행적의 역사적 연원에 대해서도 분석 서술하여 전후의 연관성을 해명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위원들이 이에 동의하였으며 실무진들은 교열 윤문과정에서 이를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김경현 위원은 한국현대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인물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검토와 상세한 배경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윤범모 부위원장(경원대 교수)은 사진을 비롯한 인용 자료의 출처를 명확히 할 것을 주문하면서 출간일정이 소송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를 질문했다.  

 이재명 위원(명지대 교수)도 문화예술 분야의 통합 검증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다시 세밀한 검토를 해야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최종 교차 검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출간일정에 대해서는 이미 몇 차례 연기가 있었으며 국민과 회원들에 대한 공개적인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부담이 크지만, 일정의 준수 못지않게 해방 이후 민족사의 숙원이요 학계의 과제였던 사전의 완성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마지막 보완작업을 위해 출간보고회를 10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연구소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에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