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해결·한반도평화 거쳐 동북아 안보협력으로”
“한·일 정상이 역사인식 준거 만들어 공표하자”
각자 서술제2세션
-평화의 동북아시아와 역사기억의 역할
“역사분쟁의 바람직한 해결책은 인식의 공유” 강조
“한·일 공동 연구 에만 매달려 한계”지적
동북아시아 평화정착을 위해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갈등을 최소화하거나 또다른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적절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13일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첫째날 두번째 세션인 ‘평화의 동북아시아와 역사 기억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한·일 양국 정부는 먼저 역사갈등의 과정이나 대응자세를 면밀히 검토하고 서로 반성함으로써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정 교수는 구체적으로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공동으로 발표한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선언의 역사인식을 재차 확인하고 준수하겠다는 의지 표명 △역사인식의 준거를 새롭게 만든 뒤 양국 정상이 함께 공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아울러 △한·일 두 나라가 정부 요인이 역사인식을 다루는 말과 행동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준수하겠다는 다짐 천명 △역사 갈등이 불거질 경우 빨리 진화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역사갈등 대처 행동강령 및 내규 마련도 제안했다.
이런 제안의 바탕에는 정부차원의 역사갈등 확산을 막아야, 역사갈등에 따른 외교전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우호협력의 근린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지금처럼 △일본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기술 △독도 영유권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으로 역사갈등을 빚어서는 동아시아가 평화와 공영의 미래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무라 간 일본 고베대 교수는 한·일간 역사갈등은 ‘역사문제’가 아니라 ‘역사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옛 세대’가 ‘새 세대’로 교대함으로써 과거를 둘러싼 논의가 잠잠해지고 있다는 예상은 파탄났다”며 “‘상대의 역사관’에 대한 집단적 인식에 대해서도 보다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화로 한·일 두 나라에게 상호의 중요성은 확실히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 유럽 각국과의 관계보다도 훨씬 큰 중요성을 갖고 있는만큼 상대를 멸시해서는 안된다”며 “‘나쁜 과거’가 아니라 여러 곤란을 극복하고 우호관계를 쌓아올린 ‘또 하나의 과거’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역사갈등 해결 및 역사인식 공유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역사 공동연구의 한계도 지적됐다. 왕신성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일본과 한국은 역사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인식의 일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각자 서술’에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고 역사문제에서 인식의 일치를 이루려면 동북아 지역의 고대 역사 발전의 차이성과 근대역사 발전의 공통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도 “동아시아 3국의 역사가 하나의 틀로 설명할 수 있을만큼 비슷한 전개과정을 밟았는지 의문스럽고, 교과서 개발작업도 본격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동아시아 3국의 역사를 공동의 발전원리에 의해 이해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며 역사 공동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역사분쟁의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역사인식 공유라고 강조하고, △동아시아사라는 관점에서 역사를 통합적으로 인식하거나 △한·중·일 3국이나 양국간에 일어났던 관계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거나 △주변나라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방안을 올바른 접근방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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