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11월 1일=스나미 캐스케】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의 이틀째는 재LA일본총영사관 앞에서의 기자회견과 영사에 의신청, 한인 타운에 있는 한미교육원에서의 야스쿠니 풍자만화전의 개시등의행사가 있었다. 영사관앞에서는 일본총영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미국국무부가 건물 부지 내에서의회견을 금지해, 영사에 서한을 전하는 장면 취재도 제한되었다. 또 회견에 출석한 미디어는 한국계의미디어가 7, 8개사 그리고 재LA 일본계 사회의 지역신문이 1사였다. 미국에서 야스쿠니문제를 호소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낀 날이기도 했다.
오전 11시 전, LA중심부의 일본총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고층빌딩 아래에 LA한인 10명 이상과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멤버가 모였다. 아래에서 봐도 어디가 영사관인지도 모르는 높은 빌딩이다. 미국 국무부의 직원들이 내려와서 부지 내에서의 기자 회견이나 시위행동을 금한다고 전했다. 일본총영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 같다.
미주 중앙일보 칼럼 |
[마감 24시] 야스쿠니 신사의 실체 장연화 사회부 차장
직업이 기자이다보니 하기 싫은 분야까지 공부를 해야할 때가 생긴다. 특히 역사는 내겐 가장 힘들고 지루한 분야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에 야스쿠니 신사가 딱 걸렸다. 일본 각료들의 망언 만큼이나 ‘망행’의 근원으로 자주 등장해 낯설지 않은 단어이지만 일본역사인지라 자료를 찾기도 전부터 골치가 지끈거렸다.
갑작스럽게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자료를 뒤적이게 된 건 내달 1일부터 사흘동안 LA한국교육원에서 열리는 시사만화 전시회 때문이었다.
한국 시사만화가인 고경일 상명대 교수의 전시회로 작품 50점의 주제가 모두 야스쿠니 신사이다. 궁금했다. 이 주제가 왜 갑자기 LA한인 커뮤니티를 찾아오는 걸까. 굳이 이민까지 온 한인들에게 보여줄 내용이 뭘까. 게다가 시사만화 전시회는 한국보다 LA가 처음이라고 한다. 무슨 이유일까.
웹사이트를 뒤져 야스쿠니 신사 홈페이지를 찾아갔다. 영어와 일본어로 제작된 이 사이트는 여러 개 방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중 일본을 위해 싸우다 숨진 영혼을 모시는 곳으로 설명해 놓은 ‘호국령(Soldier’s Spirit)’과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안뜰(Ceremonial Courtyard)’에 시선이 끌렸다. 단어마다 문장마다 사진마다 일본인들의 애국심이 강조돼 있었다.
한마디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을 위해 싸우다 숨진 영혼을 ‘호국의 신’으로 제사지내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장소도 일본 도쿄 한가운데에 있고 일본 전역에 있는 8만 여개의 신사 중 규모도 가장 크다. 야스쿠니 신사를 ‘신앙’처럼 대하는 일본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 한국인들이 합사돼 있다고 한다. 규모도 2만 명이 넘는다. 게다가 지금도 살아있는 한국인들도 전사자로 바뀌어 ‘살아있는 영령’으로 합사돼 있다.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가 숨진 것도 억울하고 원통한데 그 넋 마져 엉뚱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야스쿠니 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서우영 사무국장에 따르면 야스쿠니 신사측은 자국민 희생자들에게는 보상도 해주고 오류가 발견될 때는 철저히 확인해 시정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보상은 커녕 합사 사실조차 통보하거나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들이 이름을 삭제하라고 요청해도 일본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한다. 서 국장은 "이것이 유엔인권위원회 이사로 버젓히 가입한 전쟁주범 일본의 진짜 얼굴"이라고 말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전시회를 여는 이유는 단 하나. 한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것이다.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이를 미국 사회에 알린다면 유엔에 정식 안건으로 제기할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세들에게도 위안부와 강제징용 외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진실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만화의 제목과 내용을 모두 영어로 번역했다. 그림이 손상될까봐 항공화물로도 부치지 않고 직접 들고 왔을 만큼 정성을 쏟았다.
서 국장은 "미국에서 그것도 한인 커뮤니티에서 전시회를 하는 건 이 문제를 한국과 일본에서 풀 수 없기 때문"이라며 "위안부 결의안을 미 의회에서 통과시켰던 미주 한인들의 힘을 믿는다"고 부탁했다.
그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전시회에 가 보자. 가서 일본의 숨겨진 역사를 알고 이를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 만으로도 1세들의 역할은 충분하기 때문이다.<미주 중앙일보, 07.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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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빌딩 부지에서 나가 길가에서 플래카드를 펼쳐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모인 미디어는 한국계미디어 7, 8개사와 재LA일본계 신문사 `나부신보’ 뿐이고, 일본 큰 언론사와 미국 미디어는 취재하러 오지 않았다.
현지 시민단체 `Historical Justice Now’ 정연진 대표가 사회를 맡은 행사에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의 이희자 공동대표가 `유족에게 무단으로 합사됀 것은 허락할 수 없다. 야스쿠니신사는왜 합사를 철회하지 않는가. 일본정부는 야스쿠니를 침략신사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의 이해학 상임대표 인사 후, LA에서의 공동주재자인 `크리스천 헤럴드’의 김명균 회장이 일본 영사에게 제출할 문서를 낭독했다.
문서는 `야스쿠니신사는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을 `성전’이라고 주장해 전사자를 전쟁의 영웅으로기리고 있다. 그 신사에 일본정부 수상은 참배를 강행해 이웃나라를 자극하고 있다. 또 전쟁을 포기했으므로 군대를 갖지 않는다고 하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폐기하려고 한다’고 밝힘으로써 일본의 우경화에 우려하는 세계의 양심세력에 연대를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빌딩 부지 내에서 영사에 문서를 전했지만 이 장면은 부지 내이기 때문에 촬영이 금지되었다.
오후부터 한인타운에 있는 한미교육원 1층 로비에서,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고경일 교수와 학생들이 그린 약50점의 야스쿠니 풍자만화 전시회가 시작되었다. 만화는 각각 한반도 출신자와 대만 출신자가 합사되어 있는 것, 전사자의 종교에 관계없이 모두 신도식으로 합사되고 있는 것, 고이즈미 전수상이 참배를 계속한 것,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있는 것 등을 알기 쉽게 표현하고 있다. 회장을 찾아오는 많은 LA한인들은 흥미롭게 만화들을 보고 있었지만 `야스쿠니가 뭐야?’ `시설 이름이 아닌가?’라는 등 야스쿠니신사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한국인 약 80만명이 산다고 하는 LA에서 행동은 그런 규모로 시작되었다. 한국인 커뮤니티가 적은뉴욕에서는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일행들이 불안을 느낀 하루이기도 했다.<07.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