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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친일파 공원’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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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 경남 마산시 합포구 현동에 있는 장지연 묘소는 경상남도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대한주택공사 울산경남지역본부가 마산시 합포구 현동 일대에  주택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친일인사 묘소 주변을 공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어 시민단체는 ‘친일파 공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택공사는  마산 현동 일대 7만㎡(2만1000평)에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2005년 지구지정에 이어 현재 보상절차를 밟고 있다. 앞으로 문화재 시굴조사과정을 거쳐 2008년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임대 주택을 포함해 30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주택공사는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위해 한 복판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원 예정지 안에 묘소가 있는데,  그 주인공은 위암 장지연(언론인·1864∼1921)이다.  주택공사는 공원 안에  광장과 분수, 휴게소, 어린이 놀이터, 배드민턴장, 자연학습원, 야외무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장지연은 친일인명사전 수록 대상자에 포함됨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친일청산’ 운동단체들은 자칫 ‘친일파 공원’이  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지연은 2005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에서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1차 명단에 포함되었기 때문.

장지연은 1905년 <황성신문> 사설 ‘시일야 방성대곡’을 발표하고,  대표적 독립운동가 중  한 사람으로 추앙받아왔지만, 곧 친일파로 공식 기록될 예정이다.

장지연은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많은 친일시와 논설 등을 썼으며, 특히 1916년 12월 10일자 2면에  신임 총독으로 부임하는 하세가와를 환영한다는 ‘환영 하세가와(長谷川) 총독’이라는 제목의 친일시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장지연은 1962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국민장을 받았으며  중·고교 교과서에는 ‘우국지사’ 등으로 기술해 놓았다. 중3 <국사> 교과서의  경우 ‘주권수호운동 전개’  항목에서 “우리 민족은 을사조약에 어떻게 저항하였는가”라고 설명하면서 장지연을 언급해 놓았다.

장지연 묘소는  경상남도문화재(94호)로  지정되어 있고, 마산시는 현동~수정간 도로를 ‘장지연로(路)’
로 명명해 놓고 있다.

그가 친인인명사전 수록 대상자로 발표되자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와 경남민언련, 열린사회희망연대는 ▲국가보훈처에 서훈 박탈과 ▲경상남도에 문화재 취소, ▲마산시에 도로명칭 변경, ▲교과서 수정 등을 요구해 놓고 있다.


“돋보이게 해서는 안돼”-“장지연 위한 공원 아니다” 


강창덕 경남민언련 공동대표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공원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장지연의 묘소를 돋보이게 해서는 안된다. 각종 시설물이 장지연과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묘소를 위한 것처럼 비춰질 여지가 높다. 공원을 만들어 놓은 뒤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신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장지연은 친일인명사전 수록 대상자에 이미 포함되어 있어 친일파로 기록될 것”이라며 “아파트 단지 안 공원이 ‘친일파 공원’에  가깝게 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궁배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아파트 내 공원이라면 어린이들도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그런 곳에 친일파의 무덤이 있다면, 교육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다.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원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땅은 구릉지로,  묘소도 있지만 수목도 많다”면서 “되도록이면 구릉 모형과 수목을 살리고, 묘소는 손을 대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묘소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건축물을 짓는데 있어  층수를 제한받기도 했다”면서 “현재 계획하고 있는 공원은 ‘장지연을  위한 공원’이 아니며 장지연을  돋보이게 하려는 시설물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공원 조성  계획 단계에서 그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오마이뉴스, 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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