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아베
(Mr. Abe on the Ropes / 미국 New York Times, 8. 1, 사설)
대단히 인기가 없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일요일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121석 가운데 고작 37석을 얻은데 그친 후에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베가 중의원 다수에 매달리는 한 법적으로 반드시 물러나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가 계속 자리에 있을 결심이라면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군사적 민족주의의 요란한 부활을 장려하는 일에는 훨씬 적은 에너지를,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드는 데는 훨씬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는 뜻이다. 역시 군사적 민족주의자였던 고이즈미 前 총리를 유능한 지도자로 만든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이번 선거는 전시 잔혹행위 부인, 군부의 제약 제거, 일본 평화주의 헌법의 개정 등과 같은 아베의 민족주의적 의제에 대한 분명한 거부는 아니었다. 일본의 으뜸가는 국제적 목표가 중국·한국 같은 이웃나라 및 무역상대국들과의 건강한 관계 구축이어야 할 시기에 1930~40년대 일본 군국주의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벗겨내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유권자들을 불편하게 했던 것은 아베가 오로지 군인 정신의 부활에만 신경을 쓴다는 인식이었다. 그는 빠르게 노령화되는 사회에서 연금제를 보호하는 일 같은 필수적인 문제는 소홀히 했다. 또 고이즈미가 구태의연한 금권정치 근절 운동의 일환으로 추방했던 정치인들을 다시 권력으로 불러들임으로서 유권자들로 하여금 더욱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일요일 선거의 큰 승리자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자민당과 같은 중도우파적 노선을 취하고 있으나 아베가 10개월 동안 보인 서투름과 스캔들이라는 부담은 갖고 있지 않다. 민주당의 승리가 진정한 양당제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모든 일본인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것이다.
일본은 전후 대부분의 시기 동안 일당(一黨) 정부를 겪었는데 이로서 부정부패와 낭비적인 선심성 지출이라는 정치문화가 배양되었다. 고이즈미는 이런 문화와 정면으로 맞섰기 때문에 인기를 누렸다. 아베는 이에 굴복했고 그래서 지금 그 정치적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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