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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예 사과하라는 美하원 요구에 일본총리 발끈-New York Times(0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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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예 사과하라는 美하원 요구에 일본총리 발끈
    (Call by U.S. House for Sex Slavery Apology angers Japan’s Leader / 미국 New York Times, 8. 1, Norimitsu Onishi, 도쿄發)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31일 일본에 대해 전시 성노예를 인정하라고 촉구한 미국하원 결의안에 다소 불쾌감을 표명했다. 그의 반응은 일본정부가 생존 피해자들에게 공식사과를 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지난 3월 일본군이 2차대전 당시 여성들을 직접 성노예로 강제 동원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함으로써 아시아와 미국에 분노를 야기했던 아베 총리는 “결의안 승인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예상했던 결의안 통과 소식은 7월 29일 실시된 참의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참패한 후 31일 아베가 계속 사임요구에 직면한 것과 때를 같이 했다.

아베는 결의안의 공식사과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20세기는 인권이 침해됐던 시대였다. 나는 21세기를 인권침해 없는 시대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美하원은 30일 일본군의 “성노예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강력 요구하는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일본은 결의안이 미일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결의안 저지로비를 벌였었다.

아베는 성노예 출신여성들에 대한 동정을 표했으나 역사적 증거와 피해여성 다수의 증언에도 불구, 직접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 동원한 군의 역할을 인정하길 일관되게 거부해 왔다.

일본에선 완곡하게 ‘위안부’로 알려진 성노예 출신여성들 일부와 그들을 변호하는 사람들은 이번 결의를 환영하고 아베의 반응에 분노를 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성노예로 끌려갔던 네덜란드여성 얀 루프 오헤르네 여사(84)는 “아베는 일본군이 여성들을 유린한 사람들임을 부인하고 있다. 그에게서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자택에서 전화로 접촉한 루프 여사는 “하지만 이번 결의안은 일본정부에 크나큰 압력을 가하고 있다. 피해여성들이 늙어가고 있고 우리는 합당한 사과를 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나는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북동부에서 성노예로 끌려간 한국인 길원옥씨(78)는 “진실은 살아있고 거짓말은 이기지 못한다”며 “미국이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일본의 적극적 로비로 결의안이 성공하지 못할까 걱정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몇몇 총리들이 일부 성노예 피해여성들에게 사과의 편지를 발송한 일은 있으나 일본국회가 성노예사실에 대한 공식 사과와 인정을 승인한 일은 없다.

아베는 금년 봄 사과요구를 거부한 이래 이 문제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회피해 왔다. 그는 20세기에 많은 인권위반이 발생했다고 거듭 말해 이를 일본의 범죄행위를 축소하려는 발언으로 간주하는 성노예 피해여성들과 지지자들을 분노케 했다.

마닐라 소재 성노예피해여성 지원단체인 롤라스 캄파녜라의 넬리아 산초 회장은 “아베는 자신의 역사를 모른다”고 비판하고 “인권위반 없는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각국은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배워야 하며 무엇보다 과거의 위반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 21세기는 인권위반 없는 시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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