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심포지엄, ‘한중일의 신세대와 동북아시아의 미래’
인터넷세대의 내셔널리즘, 가치관의 공유를 지향하도록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상에서의 내셔널리즘이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 것인가. 아사히신문 아시아네트워크, 한국의 동아일보 21세기 평화연구소,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은 12일 서울에서 합동심포지엄 ‘한중일의 신세대와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열었다. 5회째인 이번 합동심포지엄에는 30대의 연구자나 대학원생도 참가, 미래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개인적인 불안감과 연결-다카하라 모토아키 일본학술진흥회 특별연구원
일본, 중국, 한국에서 내셔널리즘이 폭주하고 지역협력의 장애가 되고 있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이는 역사를 둘러싼 외교문제로서 내셔널리즘을 해석한 것으로, 국가별로 똑같은 플라스틱 볼이 부딪히고 있는 식의 이미지다. 이 안에서는 각국 내의 정치대립이나 사회의 다양성이 주목받지 못한다.
내셔널리즘은 원래 외교문제 이전에 국내문제일 터이다. 현대 유럽의 내셔널리즘은 실업문제와 이민배척의식을 보지 않고서는 논할 수 없다. 동아시아에서도 이러한 선진국형의 새로운 내셔널리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중일은 모두 개발주의형 경제발전을 이룩해 왔다. 시민이 참가하는 민주주의를 억누르며 정부, 관료가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고도경제성장을 지향, 그 결과 많은 인구를 중간층으로 몰아넣었다. 개발주의를 옹호하는 ‘보수’와 민주주의 확충을 요구하는 ‘혁신’이라는 정치적 대립구도가 보였으나 양 진영 모두 중간층을 늘리고자 하는 목표는 일치하고 있어, 국가의 발전을 추진하는 내셔널리즘은 공통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고용은 격심한 경쟁 앞에 놓이고 중간층은 아래위로 양극화되어 있다. 프리터(직업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하는 이들)로 대표되는, 유동화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젊은이들은 개발주의에 의한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원망이나 중간층이 될 수 없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이들이 연결되어 ‘진정한 애국심’을 추구한다. 기존의 언론에 강한 불신감을 가지고 인터넷을 의지한다. 이러한 새로운 ‘개인형 내셔널리즘’은 놀이나 축제와 같은 측면도 있어 어떠한 계기로서 분출된다. 동아시아의 적어도 도시부는 이러한 단계에 있어 공통된 기준으로 상호 비교하는 시점이 필요하다.
공동체 형성을 위한 새로운 인간관-오구라 키조 쿄토대대학원 조교수
동아시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논의에서 문화가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정치, 외교, 경제 분야에서는 각국의 이해가 충돌하지만 문화는 국경을 넘은 매개체의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화는 아이덴티티의 개념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유교의 전통과 국민국가라는 특징이 결합하여, 자국의 문화가 타국보다 상위에 있으면 인식에서 마찰도 생긴다.
한류는 일본에서 90년대 말에 시작된 ‘Look Korea(한국에게 배워라)’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그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일본인은 일본사회가 거품붕괴와 극단적인 포스트모던화에 의해 열등화된 것을 인식했다. Look Korea에서는 민주화나 근대화로 과감한 실험을 해 온 한국을 보고 일본사회를 다시 한번 모던한 사회로 되돌리자는 운동이며 한국 정치가들의 지도력, IT전략, 구조개혁을 배우자는 논의가 전개되었다.
한류와 혐한류는 포스트모던화에 의해 해체된 주체를 되찾자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한류는 동아시아와의 연대, 혐한류는 일본의 주장을 당당히 말하자는 반대의 방향성으로 사상을 실천한다. 문화의 국경을 넘는 것은 직선적으로는 진행되지 않는다. 상대의 아이덴티티와의 만남에 있어서 충돌을 일으키고 반일, 혐한이 대두하며 양국관계가 악화될 경우도 있다.
그렇다며 한중일은 어떻게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체를 형성해야 할 것인가. 다중적 주체성이라는 인간관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역사인식문제에 대해 각국, 각 진영은 자신들의 논리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서도 인간이라는 것을 단순화하여 한 덩이 바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마음의 내면은 단순한 것이 아니며 복잡하고 다중적인 것이다.
우려해야할 수준- 유석진 서강대교수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에 입학한 한국의 386세대는 군사독재정권에 반대하며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2002년 월드컵에서 거리에 모여 응원한 젊은 세대들은 보수적 경향이 있으며 북한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월드컵세대의 대미 감정에는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미군의 군용차량에 치어 사망한 여중생의 추모집회에서 성조기를 불태운 다음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는다. 그들은 미국의 근본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美정부의 오만함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 나타난 내셔널리즘은 한중일 모두 우려해야 할 수준이며 영토분쟁,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상호교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 학문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적절한 수준의 내셔널리즘은 사회와 국가의 통합에 필요하지만, 3국은 인터넷상의 내셔널리즘에 대한 자극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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