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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고] 친일재산 환수 ‘역사세우기’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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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식민의 역사가  시작된 지 100여년,  해방 후 62년 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한 구체적인 단죄가 이뤄졌다. 지난  5월2일 그들의 재산을  국가로 귀속시키는 첫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매국의 대가로 축적한 엄청난 재산에 비해 턱없는 규모이긴  하나, 이제 시작일 뿐이며  무엇보다 이번 결정이 가지는 역사적 상징성을 높이 평가해야 함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불의한  행위는 언젠가 제대로 기록되고  평가받고 징치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오늘의 결단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이를 계기로 거꾸로 된 역사관과 가치관이 바로 잡히고,  정의는  반드시 실현된다는 사회적 신뢰의 토대가 놓였다는 점은 우리 정신사의 전기가 될 만하다.

돌이켜보면 친일 도배들의 부도덕한 재산은 해방공간과 건국초기 우선적으로 환수 처리되었어야 했다.그러나 정통성이 없는 독재정권들은  그 태생적 한계로 말미암아 마땅히 해야 할 국가의 책무를 방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최근까지 이어져, 급기야 친일파 후손들이 자숙은커녕  국가와 선량한 시민들을 상대로 파렴치한  재산권 소송까지 제기하는 기현상까지 낳게 되었다.

이제 반민특위가 와해된 지 60여년 만에 특별법이 제정되고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대통령 소속 정부기구로 출범하여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우선 친일파 후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상당수의 이의 신청이 접수되고 있으며 위헌소송까지 예상되고 있다. 일부 보수언론들의 속보이는 비틀기도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권의 향배에 따라 과거사 청산 전체가 좌초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벌써부터 내놓고 있다.


정파적  유불리 등 근시안적 관점을 지양하고,  민족정통성 회복과 사회적 가치기준의 확립이라는 보다 큰 시야로, 오욕의 역사를 극복한다는 차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해 당사자인 후손들도 개별적으로는 불만이 없지 않겠으나, 위헌소송 등 소아병적인 법적 대응은 자제해야  마땅하다.  이와  관련, 일부 후손들의 소송포기는 참작할만한 적절한 선례로 평가할 수 있다.

몇 세대를  뛰어넘는 과거사  정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역사정의에 부합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이 문제가 두고두고 우리 미래세대에 커다란 정신적 부담으로 남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반민특위의 정신은 계승하되 과정과 결과에서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성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향신문, 0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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