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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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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풍의 중국가게 © 김창수 | ||
중구 일대에 현존하는 인천부청이나, 일본제1은행, 제58은행, 제18은행 등을 복원하여 일제의 금융제도나 식민지 수탈관련 자료를 수집 전시하는 사업은 근대금융사나 민족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겠지만, 일본 상가와 주택을 외관만 ‘아름답게’ 치장해놓고 이를 역사의 수탈의 현장 교육 장소라고 주장한다면 우리에겐 이중의 수치를 강요하는 하는 노릇이다. ‘일본거리’ 재현 사업은 무질서한 간판들을 정비하고 낡은 건물들이 말끔히 단장함으로써 중구청 앞길의 가로 경관을 개선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이 일대의 장소적 가치를 오히려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례는 서울 북촌 일대의 한옥마을 조성사업에서도 벌어졌다.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기와 지붕만 올린 가짜 한옥들로 인하여 한옥의 가치와 한옥마을 조성사업 의미를 반감시키고 만 것이다. ‘일본거리’ 조성사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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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획일적 외관 © 김창수 | ||
파사드만 일본풍으로 눈가림한 건물에서 중국 문화 상품을 팔고 있는 모습으로 방문자들을 감동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최근 관광자원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지자체마다 ‘장소 만들기’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있는데, 문화유산을 관광자원으로만 보려는 편협한 시각이 문제다. 문화유산은 지속적인 문화창조를 가능케 하는 물적 매개물이나 상상의 원천이라고 보고 그 창조적 가치에 충실할 때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 또한 막연한 향수나 동경을 빌미로 과거의 유산이나 장소를 복원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과거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사건이나 인공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향수는 ‘고통이 제거된 기억’(Lowenthal)이다. 이런 유물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공동체의 현재나 미래와는 무관한 과거지향적 향수이며, 당시의 맥락을 도외시한 이른바 ‘위생처리된 유산’에 탐닉하는 일종의 페티시즘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조성된 아우라(aura)없는 거리가 장소감각을 상실한 도시 생활자들의 소외된 감각을 자극하여 일순간 눈길을 끌 수 있을지는 모르나, 모든 세트장의 운명이 그렇듯이 결국은 버림받는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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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 목조 외장 © 김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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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없는 장소의 운명
By 민족문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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