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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놀이터가 돼버린 백범 묘역은 초라한 우리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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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수(경기남부지부 회원, 수원 동원고교 역사 교사)


 










경기남부지부 김찬수 회원(수원 동원고교 역사 교사)는 4월 21일 오후 효창원 성역화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담임을 맡고 있는 제자 4명과 함께효창원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효창원을 사랑하자는 취지의 유인물을  나눠주었다.  한편 효창원 인근에 위치한  오산고(교장 이신철)  전교생은 5월 29일 이곳을 방문해 정화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편집자 주>


 


“애들아, 내일 효창공원에 가볼 사람?”
“…”
“그럼, 백범 김구 선생, 윤봉길·이봉창 의사 보러갈 사람? 봉사활동도 할 겸”
“저요, 저요…”
“그런데, 서울이고 내차로 가야 돼서 4명 밖 에 못가”


이렇게 선발된 4명(조승빈, 이해영, 김달중, 박경민)의 특공대가 퇴근 차량으로 밀리는 4월 21일 토요일 오후의 남태령을 넘고, 동작대교를 건너 ‘효창원’에 이르렀다.  사실 창피해서 함께 간  학생들한테는 숨겼지만,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나도 김구 선생, 이동녕 선생,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무덤이 어딨는지 몰랐었다.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으로 활동한지도  꽤 됐고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살고자 하면서도, 또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르치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효창원’을 처음 찾는다는 건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는 말을 되새기며(친일파와 그 후손들께 해주고 싶은 말) 나의 부끄러움을 솔직하게 밝힌다.

약속시간보다 약간 늦게  ‘효창원’ 정문에 도착하여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과 만났다. 그리고 10여 분간 ‘효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http://cafe.daum.net/hyosasa)의  육철희 선생으로부터 효창원의 유래와 ‘효창원 성역화 사업’ 의 문제점을 듣고 아이들과 함께  <독립운동가를 모신 성역, ‘효창원’을 사랑합시다>라는  안내문을 일반인들에게 나누어주며 ‘효창원’을 한바퀴 돌았다. 가족들과 산책하시는 분, 놀이터에서 쉬시고 계신 주민들께 안내문을 나누어주면서 안내문의 내용을 설명하기도 하며, 독립운동가 이동녕 선생, 차리석 선생, 조성환 선생의 묘소와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묘역에서는 묵념을 올렸다.  또 이봉창 의사의  무덤 옆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허묘(墟墓:유골 없이 터만 잡아놓은 무덤)도 확인할 수 있었고,  ‘유방백세(遺芳百世: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남겨짐)’라는 김구 선생의 친필 글씨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른 김구 주석의 무덤에서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 나름대로 국가 원수에 준하는  무덤의 격식을 갖춘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지만,  또한 그분의 업적에 비춰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부끄러운 후손으로, 더군다나 동네 놀이터가 돼버린 김구 주석의 묘역은 초라한 우리의 자화상이었다.

더욱이 효창원 문제의 핵심은 나중에 느낄 수 있었는데 민족문제연구소 모임 때 여러 번 뵈었던 김용삼회원(‘효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 부회장)의  효창원에 대한 유래와  오욕의 지난 세월 이야기를 들으면서 효창원이 한국현대사 굴욕의 집대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한 위대한 인물의 묘역에  체육 시설을 만들고 주민들의  놀이터화한 이승만, 박정희 두 독재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북한반공투사위령탑>과 <육영수 송덕비>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에이,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고’

김용삼 부회장님의 말씀을 듣노라면  문득 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의 분위기가 난다. 올곧고 강한 의지의 무언가가  피부로 느껴진다.  김구,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조성환, 차리석, 이동녕  이 분들이 그러했으리라….

“애들아, 저 분이 바로 요즘의 독립운동가야”
“너희들은 오늘 독립운동가 한 분에게 냉면을 얻어먹은 거야. 영광이지?”


답사를  마치고 김용삼 부회장님께서 직접 사주신 냉면 한 그릇은 정말 맛있었다. 오늘은 토요일 오후의 오붓한 가족 나들이를 다음날로 미룰 만한 의미 있는 하루였다.


 


 


<김찬수 선생님과 제자 동원고교 학생들의 효창원 답사 화보>


 



 


 


 


 


 


 


 


 


      ▲ 뒷줄 왼쪽부터 김용삼 김찬수 육철희 박정희 회원과 동원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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