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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연합뉴스(0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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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투병중인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병마로 투병중.. “친일파 청산못해 원통”

(수원=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부부로 50년을 살아왔지만 눈물은 처음 봐요. 얼마나 꼿꼿하던 양반인데..”

민족문제연구소 조문기(80) 이사장의 침대 곁을 지키는 부인 장영심(77)씨도 눈물을 글썽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1945년 7월 일본의 중의원까지 지낸 친일파의 거두 박춘금을 비롯해 아시아각국의 친일파가 모여 있던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건물)에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렸던 조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골수종과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약물치료가 가능하다고 해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을 오가며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독한 약을 견디지 못하고 음식은 커녕 물도 넘기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의료원에 입원했다. 몸이 너무 쇠약해져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음식 대신 영양제 주사를 맞는 것이 치료의 전부다.

18일 오전 찾아간 조 이사장의 병실에는 독도수호대 대장을 지낸 김종대(44)씨가 찾아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잠에서 깬 조 이사장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장씨는 “지금까지 강하게 살아오신 분인데 추한 꼴 보이기 싫다며 저렇게 우신다”며 “반가운 사람이 오거나 헤어질 때 눈물을 많이 흘리시는데 `원통해서’ 그렇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통일도 친일청산도 이루지 못한 광복은 친일파들만의 광복이다’라는 평소 조 이사장의 말이 그 원통함의 이유다.

지난해까지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으로서 친일인명사전 편찬 사업을 이끌고 회고록을 출간하는 등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로서 초청받은 8.15나 3.1절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조 이사장의 손을 잡고 있던 김씨는 “한 번도 꺾이지 않으셨던 분이 병마와 싸우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신다. 하지만 `더 할일이 남아 있으니 좀 있다 벌떡 일어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이사장은 그 약속을 기억하지 못했다. 부인 장씨는 “정신이 맑지 못하셔서 때때로 엉뚱한 말씀을 하신다”고 설명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병실에 들른다는 김씨가 자리를 뜨려하자 “밥 먹고 가라”며 붙잡는 조 이사장을 보며 장씨는 “또 보려나 싶은 생각에 저러시는지.. 오늘은 그만 우세요” 하고 다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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