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 철면피한 일본정부의 거짓말 이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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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일본정부가 야스쿠니신사 합사에  적극 개입했다는  사실이 일본국립국회도서관의  자료 공개에 의해밝혀졌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일본정부는 ‘합사행위는 야스쿠니신사의 소관이며 정부와 무관하다’고 잡아떼는 한편, 한국인  유족들의 합사취하 요청에 대해서도 ‘일본국 헌법의 정교분리원칙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신편 야스쿠니신사문제자료집’은  이 같은 주장이  일국을 대표하는 정부로서는  도저히 취할 수 없는, 진상 은폐를위한 사기극이었음을  명백하게  입증해주었다. 이는 주변국의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일본국민 전체를
기만한 부도덕한 범죄행위이다.

 자료집에 따르면,  일본의 후생성은 1969년  야스쿠니신사와  협의하에 A급 전범을 합사시키기로 했으며, 이를 외부에 공표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BC급 전범에  대해서도 눈에 띄지 않게 합사하라고 야스쿠니신사에 요청하는 등 사실상 전범자들의 합사를 주도했다.  더욱이 이들 합사자 가운데는 위안소 경영의 죄목으로 패전 후 네덜란드군에 의한 전범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 사망한 자도 포함되어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본래 야스쿠니신사는 합사 대상자를 전병사자로 국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일본의 후생성이  전범자 합사에 대해  연구해 볼 것을 요청했고 신사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회의에서 전범으로 사형당하거나  옥중에서 병사한 자들에  대해서는 ‘법무사망자’로 칭하고, 전범재판 중에사망한  자들에 대해서는 ‘내지미결사망자’로 규정하여 합사하도록 결정했다. 야스쿠니신사가 후생성의지시 또는 배후조종에 의해 자체 규정을 바꾸고 합사절차를 수행한 것이다.

 이와  같이 명백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아베총리와 시오자키관방장관은 ‘합사는 야스쿠니신사가 한 것이며, 일본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앵무새처럼 후안무치한한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엄연히 드러난 사실을 이렇게  철저하게 묵살하고 외면할 수 있을까.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가증스러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일본정부의  전쟁범죄에 대한 도덕불감증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반인륜적 전범합사를 정부당국이 나서 마치 범죄를 저지르듯  은밀하지만 치밀하게 교사 지원하였다는 놀라운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분노를 넘어 연민의 정마저 들게 한다. 피해국이면서 이웃인 우리로서는 지속적인 항의와 함께 미래를 위한 인식변화를 촉구해 왔으나  일본은 오히려  과거로의 회귀를  희구해마지 않는 듯하다. 한 번도진심으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의 현실과 그로 인해 전개될 불행한 그들의 미래가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우리는 이번의 문서공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야스쿠니신사 합사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저한 진상규명조사를 요구한다. 또 일본정부가 헌법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합사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역사적 죄과를 시인하고 즉각 사죄하는 한편 납득할만한  후속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동시에 책임회피로 일관했던 야비한 태도를 버리고  강제 합사 피해자 유족들에게 진지한 자세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한다.


 


2006년 3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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