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백산맥’ 속 자애병원, 불타 없어졌다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인 ‘자애병원’ 터가 1개월 전 불타 없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태백산맥 문학기행’ 홈페이지(www.taebaeksanmaek.com) 운영자인 위승환씨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게시판에 올리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자애병원은 소설 ‘태백산맥’ 전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애병원 원장 전명환은 소설 무대인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유일한 의사. 남한 이승만 정부도, 북한 김일성 정권도 모두 지지하지 않으며 오직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만 충실한 지식인으로 그려진다.

전명환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은 보성군 좌익 진영에서 염상진 다음 가는 2인자 안창민이 시가전 끝에 부상을 당하면서. 염상진은 그를 몰래 자애병원으로 데려가 전명환에게 맡기고, 전명환은 비록 정치적 입장이 다르지만 의사로서 성심성의껏 치료한다. 이 때문에 훗날 안창민의 애인 이지숙과 함께 경찰에 끌려가 고초를 겪기도 한다.
‘태백산맥’ 전문가인 위승환씨에 따르면 소설 속 자애병원의 진짜 이름은 후생병원. 일제시대에 지어진 이 건물은 병원과 안채로 나뉘는데 병원은 몇해 전 현대적 건물로 신축됐지만, 안채는 일본식 모습 그대로 최근까지 남아 있었다. 때문에 ‘태백산맥’ 답사차 벌교읍을 찾는 문학도들 사이에서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통했다고 한다.

이번에 화재로 소실된 부분은 병원 안채와 입원실이었던 일본식 목조건물. 위승환씨는 “안타깝게도 이제는 자애병원을 둘러 볼 수 없게 되었다”며 “사유건물이라 보존도 어렵겠지만, 일제강점기 흔적들이 하나 둘 모습을 감춰 아쉽기만 하다”고 탄식했다. (사진 = www.taebaeksanma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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