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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극복을 위한 ‘제3의 시각’…청산·변호론 동시비판 주목-경향신문(0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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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극복을 위한 ‘제3의 시각’…청산·변호론 동시비판 주목 
 

 
지난해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이하 반민규명위) 출범으로 떠들썩했던 친일논쟁이 잠잠해진 가운데 친일문제에 접근하는 제3의 시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원식 인하대 교수(국문학)는 계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서 현행 반민규명위 주도의 청산론과 걸핏하면 청산론자들을 홍위병으로 몰아가는 변호론을 동시에 비판했다. ‘친일문제에 접근하는 다른 길-용서를 위하여’라는 글에서다.

최교수는 “친일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만 환원하려는 욕망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절실하다”며 “종교·언론·문단 등 각계각층의 기관들이 친일을 고백케 하는 이른바 기관참회운동이 대안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추궁하는 측도 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긴절하다”고 했다. “일부를 들어 한 인간 또는 그 기관 전체를 친일로 몰규정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백지 반장의 차이도 분간하려는 미시적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친일온건파’의 존재도 좀더 드러나야 한다고 했다. “식민지 지배체제와 일정하게 타협하면서 식민지 민중 또는 시민의 이익을 그 한계 내에서나마 확보하려고 애쓴” ‘몽조(夢潮)’의 작가 반아(槃阿) 석진형(石鎭衡), 천도교 신파의 수령으로 총독부와의 타협 아래 국내 마르크스주의 운동을 발전시킨 고우(古友) 최린(崔麟) 등이 그 예다.

나인호 대구대 교수(역사학)는 지난 17일 반민규명위 주최로 열린 ‘과거 청산의 보편성과 특수성’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와 친일문제를 보는 피해자·가해자의 이분법을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딸을 위안부가 되게끔 강제한 아버지, 교사, 지역 유지 등 식민지적 근대가 각인한 일상의 구조 속에서 친일 부역행위를 한 다수의 평범한 조선인 친일파들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친일파 ‘청산’을 넘어 ‘극복’으로 가려면 일제하 조선인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맥락에 따라서는 가해자이기도 했다는 관점의 전환과 함께 청산론자들이 말하는 거대서사 속에서 그간 주변에 머물렀거나 타자화됐던 다양한 일상의 기억들이 충분히 성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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