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5년, 국수주의 확산… 외교는 실패

“정상회담을 거부한 것은 한국과 중국이고,언젠가는 이에 대해 후회할 것이다.”
공공연하게 국수주의자로서 행동해왔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집권 5년의 마지막 공식 외교 일정을 마치며 또다시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야기된 한·중과의 정상회담 중단의 책임을 전가했다. 1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폐막 기자회견에서다.
임기를 2주가량 남기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일본 경기의 장기 침체를 회복세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임기 내내 국수주의적인 자세를 견지해 외교적으로는 실패한 총리였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2일 고이즈미 총리의 지난 5년간 외교 행보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뉴욕타임스의 도쿄 특파원을 지냈으며 ‘일본의 재해석’의 저자이기도 한 패트릭 스미스는 이 분석 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외교 행보를 저급한 것으로 평가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미약한 당내 기반을 극복하기 위해 200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그것이 무리한 공약이라고 비판했지만 총리에 당선된 그는 약속대로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그 결과 한·중과의 정상회담이 중단됐다.
고이즈미 총리가 대북 정책에서 공조를 이뤄가야 할 한·중과의 관계는 내팽개치고 미국과의 관계에만 연연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친미 정책은 일본 외교의 오래된 방식이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임기 중 미국에 보인 행동들은 아첨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국수주의적 행보는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2001년 취임 당시 “미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일본은 정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옳은가”라며 집단적 자위권의 재해석과 평화헌법 수정을 주장했다. 전후 일본에서 성역으로 여겨져오던 평화헌법과 집단적 자위권을 문제 삼은 총리는 고이즈미가 처음이었다. 야당의 반발로 임기 내 평화헌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는 지난 9일에도 “집단적 자위권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고이즈미 총리의 국수주의 유산을 후임 정권이 이어나갈지 여부다. 총리 당선이 확실시 되는 아베 신조 관방 장관은 전면 개헌을 집권 구상으로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그가 아시아 외교 회복보다는 우익의 만족에 더 중점을 둘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미스는 아베 장관이 현실주의자이기보다 포퓰리스트에 더 가까워 고이즈미 총리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고이즈미 총리보다는 용의주도한 인물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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