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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6월 29일 일본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기자회견. 좌로부터 이마무라 변호사, 이인화 목사, 야마모토 목사, 쇼지 고려박물관 이사장, 니시노 루미코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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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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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부터 미국을 방문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출국전 올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냐는 언론의 질문에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 참배할 것이며, 이는 내 마음의 자유"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일본, 대만, 오키나와의 시민들이 대규모 항의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6월 29일 ‘평화의 등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 촛불행동을!’ 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원회)는 "고이즈미 총리의 마지막 공식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될지도 모르는 8월 15일의 신사참배를 아시아 민중의 힘으로 결단코 저지할 것"이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도쿄 카스미가세키 일본변호사회관에서 열었다.
한국의 MBC, KBS는 물론 후지TV, 요미우리, 아사히신문 등 한일 양국의 매스컴이 주목한 가운데 한시간 동안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행위원회의 공동대표들은 차례차례 이번 행동의 의미와 목적을 발표했다.
먼저 실행위원회에 의하면, 고이즈미 총리 및 내각관료들이 참배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15일 전 4일간에 걸쳐 긴자, 히비야, 메이지 공원등 도내 각 장소에서 저녁시간대를 활용해 대규모 항의집회 및 촛불시위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
11일(금)에는 야스쿠니 신사참배 중지 신청을 내각 관방부에 제출하고, 13일(일)에는 일본교육회관에서 한국, 대만 등지의 전사/전몰자 유족들에 의한 증언 및 강연과 평화콘서트를 개최하고, 14일(월)에는 메이지 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대규모 촛불집회를 연다. 그리고 15일 아침부터 야스쿠니 신사 주위에서 야외항의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는 "15일 오전에는 극우단체와의 충돌도 예상되지만, 아시아 민중들의 이번 연대행동이 지극히 옳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돌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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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자회견에는 한일양국의 매스컴들도 큰 관심을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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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현 |
그는 또 이번 촛불 행동에 대해 "중국, 한국정부 뿐만 아니라, 일본정부의 우군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재계, 미정부조차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깊은 어둠, 암흑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야스쿠니 신사가 전쟁 전에는 민중을 전장으로 내모내는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며 전쟁 이후에는 유슈우칸(유취관)에 A급 전범들을 합사하면서 침략을 미화시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유슈우칸에는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한 반성과 사죄에 관한 것은 물론 원폭, 대공습 등 일본의 생생한 패전 기록들은 하나도 전시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이 어둠을 촛불의 빛으로 걷어낼 생각이다."
이는 고이즈미 총리가 그간 언급해 왔던 "(참배는) 개인 마음의 문제이며, 두번 다시는 이런 전쟁이 있어선 안된다"는 평화주의를 기원하는 신념으로 참배하는 것이라고 했던 야스쿠니 신사에 정작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반성적 사료, 기록들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공동대표중 한명인 쇼지 쓰토무 고려박물관 이사장은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가) 자신의 개인 마음의 문제라고만 하는데, 그의 참배행위가 2000만 명의 희생자를 낸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 민중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지에 대해 한번이라도 고려를 해 봤는지 의문이다"며 고이즈미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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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장에서 배포된 자료집.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왜 반대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8월의 일정이 적혀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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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현 |
공동대표 니시노 루미코(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관장)는 "사이타마 지사의 종군위안부는 없었다는 발언, 교육기본법, 공모죄, 헌법9조 개악, 마음의 자유를 재단하는 애국심 교육 항목 등등은 오른쪽으로 치닫고 있는 일본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이것을 압축적으로 상징하는 것이 곧 야스쿠니 신사"라고 말하면서, "야스쿠니 참배는 이후 일본이 지금부터 어떻게 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를 재단하게 될 것"이라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막아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카와사키 교회의 이인화 목사는 "일본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로 변모되고 있는데, 북한과 중국의 협박을 핑계대면서 주변사태법, 유사법안, 그리고 헌법 9조의 철폐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헌법 9조는 일본만의 9조가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전체 아시아 민중들의 9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 동아시아 민중들은 비폭력, 평화의 상징인 촛불시위로 우리의 뜻을 전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실행위원회 사무국에 의하면 8월 촛불행사에 참가할 단체및 개인은 지금도 계속 모집중에 있으며, 이 행사의 일환으로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한국의 은행회관국제회의장에서는 ‘동아시아의 평화, 인권국제학술회의’라는 이름의 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사무국의 임성숙씨는 "대만과 오키나와, 한국에서도 참가자 신청(비용은 신청자 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일본 내에서는 지금까지 야스쿠니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젊은이들에게 이번 행사를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인다.<오마이뉴스, 06.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