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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수가요제가 ‘진주가요제’로 바뀌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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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 ‘남인수 가요제’가 올해부터는 ‘진주가요제’로 이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진양호에
            있는 남인수 동상 ⓒ 진주시


 


올해부터 ‘남인수가요제’가 ‘진주가요제’로 이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진주시는 올해 예산서 등에 이미 ‘진주가요제’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열리는 개천예술제 행사 때도 이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남인수가요제’는 1996년부터 매년 가을에 열리는 개천예술제 기간 중 열어 오고 있다. 진주시가 매년 5000만원 안팎의 예산을 언론사인 주최 측에 지원해 오고 있으며, 올해도 같은 규모의 예산을 지원한다.

‘남인수가요제’는 경남일보사에서 처음 주최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는 진주문화방송이 주최했다. 이 가요제는 신인가수 등용문인데다 ‘애수의 소야곡’과 ‘가거라 삼팔선’ 등을 부른 진주 출신의 남인수를 기린다는 취지로 열리고 있다.

진주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난해 시민단체의 요구도 있었고 ‘친일가수’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해서 우선적으로 올해 예산서에서는 ‘남인수가요제’를 사용하지 않고 ‘진주가요제’로 쓰고 있다”면서 “명칭 변경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취지로 열리는 행사에 마찰이 없어야 한다고 보고 앞으로 ‘진주가요제’로 바꿀 것인지에 대해 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일잔재청산을위한진주시민운동'(이하 진주시민운동)을 이끌고 있는 박노정 진주민예총 회장은 “진주시에서는 이미 예산서에서도 ‘진주가요제’로 바꾸어 부르고 있고, 앞으로 있을 올해 개천예술제 등 각종 홍보물과 가요제 요강 등에도 ‘진주가요제’로 바꾸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남인수가 친일가수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요제 폐지 내지 명칭 변경 여론이 높았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 대상자’에 가수 남인수가 포함된 것이다.

이에 진주시민운동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인명사전 1차 명단에 진주의 자랑인 남인수가 속해 있다는 사실은 자랑이 곧 수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며 남인수를 기리는 각종 사업의 중단을 요구했다.

진주시민운동은 “특히 남인수가 부른 ‘혈서지원’의 경우 총 5절인데 그 중 마지막 구절은 모두 ‘병정되기 소원입니다’로 되어 있어 젊은이들을 전쟁에 몰아넣었다”며 “남인수는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의 지시로 만들어진 친일파 263명 중 한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진주시민운동은 ▲진주시는 ‘남인수가요제’에 대한 지원 중단과 개천예술제 행사에서 제외할 것 ▲진주MBC는 공익 언론사의 사명감으로 가요제를 즉각 철회할 것 ▲문화재청은 남인수 생가를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폐기하고 생가매입비 예산편성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1930∼1950년대 팬들을 사로잡았던 남인수는 일제시기 내선일체 영화주제가 ‘그대와 나’를 비롯해, 조선지원병 실시기념 노래 ‘이천오백만 감격’과 ‘혈서지원’ 등 일제군국가요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진주에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한 ‘남인수 생가’가 있고, 진양호에는 남인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남인수와 같이 친일가수라는 지목을 받고 있는 박시춘도 고향인 밀양에서는 처음에 ‘박시춘가요제’로 불렸다가 ‘밀양가요제’로 이름이 바뀐 적이 있다.<오마이뉴스, 06.06.20>



연구소가 펴낸 <친일음악의 진상전시회> 자료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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