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서] 한일협정 외교문서 공개를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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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금일(8월 26일) 한일협정 외교문서 156권이 공개되었다. 국민의 알권리와 행정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조치로서 한국사회의 민주화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제강제동원피해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을 만한 조치라 평가한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들은 지난 2002년 10월 한국정부를 상대로 한일수교회담과 관련한 외교문서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소했으며, 2004년 2월 재판부는 주요문건 5건의 문서 공개를 판결했다. 한국정부는 금년 1월 법원의 판결을 받은 외교문서 5건을 공개하였으나 피해자측에서는 5건의 문서만으로는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어떻게 처리되었고, 협상과정의 전모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외교문서 전체의 공개를 재차 촉구한 바 있다.


  금번의 문서공개를 통해 그동안 굴욕외교라 지탄받았던 한일간의 국교정상화 과정중의 협상내용을 정부의 공식문서로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커다란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의 문서공개를 통해 협상의 최종 막바지까지 논란을 겪었던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는 공개된 문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한일청구권협정의 법적 효력 범위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여 ▲ 한일청구권협정이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며, ▲ 일본군 위안부 등과 같은 비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본정부의 책임이 남아 있으며, ▲ 원폭피해자, 사할린 억류자 문제 등도 청구권 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민관공동위원회는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청구권자금 중 극히 일부만이 피해자에게 지급되었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도의적.원호적 차원과 국민통합을 위해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희생자를 위한 추모공간 조성 등에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불행했던 과거사 청산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정부가 그동안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회피해 왔고, 반인도 범죄인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지극히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하며, 특히 수많은 강제동원피해자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마련하지 않아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중시켜 온 점에서 명확한 사죄표명을 하지 않은 점에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향후 정부의 조치가 마련되고 실천의 단계에서는 한국정부가 그동안 대일협상에서 더 많은 차관도입과 경제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피해자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왔던 점에 대해서,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종전 60주년, 국교정상화 40주년이 경과한 오늘의 시점에서야 책임을 인정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점에 대한 명백한 사죄가 천명되길 촉구한다.


  우리는 반인도 범죄에 대해 일본정부에 법적책임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 외교적 해결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그야말로 외교적 수사가 되지 않도록 전담부서를 설치하여 반인도 범죄에 해당하는 사건의 유형을 객관화시키고, 일본정부의 전향적 조치가 마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교섭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또한, 대한민국 국회 역시 여야를 떠나 범 국회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의 의견과 피해자들의 의견을 공히 수렴하여, 실효적이고 효과적인 대책방안으로 입법조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재차 촉구하는 바이다.


2005년 8월 26일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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