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을 맞아 광복회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곪을 대로 곪은 광복회의 비민주적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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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성기자 |
1독립유공자복지회관에 붙은 총회장 알림표시. |
독립운동단체의 대표적 상징인 광복회는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는 애국지사와 유족들로 자동 구성된다. 광복회의 모든 운영은 70명이 조금 넘는 총회구성원 대상자가 맡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현재 광복회원은 5천6백명 정도 된다. 그러나 일반회원들은 광복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는 통로가 없다. 회장을 선출하는 기본적인 선거권도 회원에게 없다.
어떤 이들은 총회구성원이 회원을 대표해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런데 광복회의 총회구성원은 회원에 의해 직접 뽑히는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뽑힌다. 그리고 회장 역시 그들에 의해 간선제로 선출된다. 심지어 회원들은 대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광복회의 정관변경이나 예결산 등 모든 중요사항은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돼있다(정관 15조). 사실 광복회 정관상 규정하고 있는 총회는 대의원대회 개념인데 총회라는 말을 쓰고 있다. 정기총회는 연1회 회장이 소집하는데 총회 공고에 대한 규정은 없다. 따라서 회원들은 언제 총회가 열렸는지 열리는지 알 수가 없다. 총회는 회장, 부회장, 이사, 감사, 대의원, 지부장으로 구성된다. 각 광역시 지부장은 회장이 임면한다.
회장단과 이사, 감사는 총회에서 선출되는데 이를 뽑는 대의원이 이사회에서 추린 대의원선출위원에 의해 뽑힌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3대 회장이던 권쾌복 광복회장은 차기회장을 선출할 대의원을 뽑는 대의원선출위원 12명을 자기사람으로 선임해 자신이 재선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내부 반발과 보훈처의 ‘불승인’조치로 재선의 꿈은 실현되진 못했다. 광복회 정관상 회장은 중임할 수 없게 돼있기도 하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직선제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다. 광복회는 창립 이래 단 한번도 회원총회가 열린 적이 없다.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한 적도 없다. 특히 광복회 정관은 회원들이 단체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징계사유’는 있다. 징계 역시 광복회의 모든 사항을 결정하는 총회에서 재적인원 3분의 2이상이면 징계할 수 있다(27조). 징계사유는 본회 의결사항을 준수치 않는 자, 본회 명예를 훼손하거나 회원으로서 품위유지를 못한 자, 기타 본회 발전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이다. 징계는 경고, 권리정지, 제명에 ‘보훈정지건의’까지 적시돼있다.
이같은 광복회의 정관은 실제 운영상에서 내부의 세력다툼 등 비민주적인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투명하지 못한 선거는 ‘누가 막후에서 특정후보를 민다’든지 ‘벌써 누가 내정됐다’든지 무성한 뒷얘기들을 만들어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광복회 홈페이지는 몇 달째 ‘공사 중’이라는 표시만 뜨는 등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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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성기자 |
광복회 총회 구성원들이 24일 오전 17대 광복회장을 선출한 뒤 점심을 먹기 위해 예약된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
한편 광복회 일각에서는 광복회 개혁을 주장하며 지난 24일 당선된 김국주 회장의 이후 행보에 기대를 표시하고 있는 회원들도 있다. 내달 1일 취임할 김국주 신임당선자는 입후보 소견서에서 정관개정위원회를 설치해 선거기구의 민주화 등 합리적인 광복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단체나이로 마흔이 된 광복회가 그간 쌓아온 비민주적 요소를 씻어내고 개혁시동이 걸릴 것인지 추이가 주목된다. 그러나 김 회장이 소견서에서 “서로 덮어주고 감싸주고 단합하여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광복회를 만들자”고 한 것은 부패된 광복회내부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부족이 아니냐는 우려를 벌써부터 사고 있다.
조은성 기자 missing@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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