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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로 되살리는 독립지사와 친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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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조호진 기자














▲ 김구 선생과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캐리커처














▲ 양기탁 선생과 유일한 박사 캐리커처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이하 연구소)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30인과 친일파 30인을 캐리커처로 되살려 친일청산 무대에 세울 예정이다.

8·15 광복절부터 전국 순회전시회에 돌입하는 캐리커처 전(展)의 제목은 ‘동시대의 다른 삶’. 연구소는 같은 시대에 살면서도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애국지사와 민족을 배신한 친일파의 삶을 비교해 보여줌으로써 친일청산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구소는 캐리커처 대상 인물로 ▲만주군 출신의 친일 군인 박정희와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 도중 의문사 한 장준하 ▲경남 밀양출신 친일파 거두 박춘금과 의열단장 김원봉 ▲친일 문인 최남선과 민족 사상가 신채호 ▲친일 여성 모윤숙과 애국 여성 차미리사 ▲일제에 변절한 정춘수 목사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옥중 순교한 주기철 목사 등을 꼽고 있다.

연구소는 전시 뿐 아니라 출판, 인터넷서비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젊은층과 어린이들이 캐리커처를 좋아하는 점을 감안해 캐리커처 인물을 티셔츠와 배지로 활용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하지만 광복60주년기념사업회와 서울시에 낸 이번 사업에 대한 예산지원이 대폭 깎이거나 채택이 무산돼 이같은 복안이 현실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티셔츠와 배지 등으로 젊은층에게 파고든다는 계획

캐리커처 작가인 안중걸(45)씨는 지난 1월말부터 작업에 착수, 오는 7월말까지 60인의 캐리커처를 마무리하기 위해 붓끝을 곧추세우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이기도 한 안씨는 이번 작업을 작가의 사명뿐 아니라 역사의 책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백범 김구 선생,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양기탁 선생, 민족기업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유일한 박사를 비롯해 친일연구가 임종국 선생, 부민관 폭파 주역 조문기 이사장 등 6인의 캐리커처를 그렸다.

이 가운데 민족기업가로 알려진 고 유일한 박사의 캐리커처가 눈에 띈다. 그는 유 박사의 캐리커처에 ‘미국 OSS 지하 항일계획 냅코작전 특수공작원 활동’과 ‘LA항일 무장독립 맹호군 창설’ 등을 써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의 새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임종국 선생은 즐겨 피우던 담배 ‘환희’와 취미생활로 삼았던 ‘기타’를 든 친근한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안씨는 지난달 25일 조 이사장의 회고록 출판기념식에서 그의 캐리커처를 선물해 노(老) 애국자를 기쁘게 했으며, 나흘 뒤인 29일에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출범식에서 그의 캐리커처를 기증하는 등 과거청산의 대열을 북돋우고 있다.

“전태일 열사 등 민주열사로 캐리커처 작업 확대했으면”















▲ 작가 안중걸씨가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캐리커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조호진
그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태극전사 70여명을 캐리커처로 그리며 월드컵 열기에 한몫을 담당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인물은 빡빡 차두리와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 당시 캐리커처 가운데 히딩크 감독은 티셔츠로, 안정환은 열쇠 고리로 등장하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월간중앙>에 연재된 정치무협소설 ‘용비봉무’ 삽화를 맡아 이회창, 노무현 후보를 비롯해 많은 정치인들을 캐리커처로 그렸다. 당시 이회창 후보측에서 부드러운 인상으로 그려달라는 부탁이 들어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에서는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 선수 등이 캐리커처에 의해 풍자(諷刺)와 희화(戱畵)가 되어도 아무렇지 않은 반면 한국 사람들은 본인의 모습보다 미화해주길 바란다”며 “한국도 캐리커처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풍자와 희화에 익숙해지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안씨는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 70여명을 그릴 때에는 4천장 정도의 사진이 준비돼 인물의 다양한 특징을 찾았는데 애국지사와 친일파에게는 자료사진이 부족하다”며 “김구 선생과 박정희의 자료는 풍부한 반면 양기탁 선생과 김상덕 위원장은 조그만 사진 한 장밖에 없어 확대해야 했다”고 작업의 어려움을 밝혔다.

그는 “캐리커처로 애국지사와 친일파의 삶을 어린이들에게 일깨워주고 싶다”며 “이번 작업이 순조롭게 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애국지사와 친일파를 구분할 수 있는 역사적인 안목을 갖게 되면 좋겠다”고 희망을 섞어 말했다.

그는 전태일 열사와 윤상원 열사 등 민주열사에 대한 캐리커처 작업을 확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전국 순회전시가 끝나면 60인의 캐리커처를 독립기념관 등의 기관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지를 함께 밝혔다.









  2005/04/08 오후 2:54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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