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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드디어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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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

 

굴욕적인 한일협정 체결 이후 민족의 자성을 촉구하기 위해 1966년 「친일문학론」을 시작으로 친일문제연구에 일생을 바치신 고 임종국 선생(1929∼1989)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한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가  3월 29일(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1층 교육장에서 출범하였다. 이 날 출범식에서는 기념사업회 회장에는 장병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 감사에는 김지철 회원(전 전교조 감사위원장), 김동우(세종대 미대 교수)가 각각 선임되었다.

 

 

 

 기념사업회는 주요 사업으로 학예, 언론, 사회 부문에서 역사 정의 실현에 공헌이 지대한 개인과 단체에 대해 수여하는(가칭) 「임종국 문화상」 제정, 운영하기로 하고 선생의 기일 하루 전인 올 11월 11일 1회 시상식을 갖기로 했으며 「문화훈장」추서 청원 운동, 추모 조형물 건립(천안 사거리 공원 내), 「임종국 평전」발간 등을 사업 계획으로 확정하였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임종국 선생의 미망인과 차남 정택씨 내외 그리고 친누이동생 순화씨도 유족을 대표해 참석했으며, 최근 교내에서 친일청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등도 참석해 많은 격려를 받았다.

 

 

 

 

 

출범식 끝 순서로 조각가 조월희 회원(부천지회)과 만화가 안중걸 회원(부천지회)은 자신들이 제작한 임종국 선생의 석고 흉상과 캐리커쳐를 각각 유족과 연구소에 기증하였다.

 

 

 

다음은 출범식을 맞아 동생 순화씨(65·서울 강북구 수유동)가 오빠를 회상하며 직접 쓴 시로 출범식 뒷풀이 자리에서 직접 낭독한 것이다. 

 

 

<오빠 그리운 오빠> 


오라버님 임종국  
거리엔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는
은빛 물결이 출렁입니다.
그 속에 하나이어야 할
나의 오빠 임 종국
당신은 어찌 그리도 짧은 인생을
힘겹게 사시다 가시었나요?


당신의 생애에서 국권강탈의
그 치욕의 역사가 없었다면
그 타고난 섬세함과 예술적 감각으로
아름다운 인생을 사실 수도 있었건만
당신은 왜 남들이 애써 외면한
나라조차 덮으려 한
일제의 침략사에
당신의 평생을 거시고
어렵고 힘들며 분노를 자아내는
그 일에 매달려
당신의 살을 깎고 피를 말리며
기록한 일제의 침략사
이 땅에 바로 세울 정의를 위해
당신의 한목숨 바쳤습니다.


소년 시절 당신은
다정한 맏오빠
어느 해 큰물이나 피신을 갈 때
12살 아래 누이 저를 무등 태우고
가슴까지 차 오르는 물길을 헤치며
무사히 안전지대로 피신을 시켜주셨지요.
그 어느 날
당신께 용돈을 얻으러 찾아간 근무처
빵집에 데려가서 무엇을 먹을래
빵집이 처음이었던 어리배기 저에게
진열장 앞에서 이것저것 손짓하며
빵을 골라주시던 나의 맏오빠 
때로는 글이 잘 안 풀려 신경이 곤두서면
애꿎은 손찌검도 하신 적 있지만
오빠 당신은 천성이 순박하고 섬세한
외골수 예술가였지요.


당신의 생애에
일본의 침략이 없었다면은
아! 오늘 당신은 행복한 예술가로서
은빛 노년을 즐기시련만
모두가 외면하는 아픈 기억을
모두가 덮으려는 치욕의 역사를
헤집고 파내어 교훈 삼고자
다시는 반역의 역사를 세우지 않으려
당신은 그로 인해 가셨습니다.
너무나 아픈 상처 남겨놓은 채 
 
그러나 당신이 이룩한 그 업적은
정의의 칼날로 길이 남아서
우리의 양심에 날을 세웁니다.
빗나가는 양심을 바로 세우는
정의의 칼날로 빛날 겁니다.
오빠 부디 다음 세상엔
배족(背族)의 역사는 잊어주시고
행복한 예술가로 태어나세요.
오빠가 다시 태어날 그 세상에는
정의만이 충만하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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