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중명전 친일역사자료관으로 거듭나야
중명전은 예전 임대 사무실로 쓰이던 모습 그대로였다. 또 건물 외벽은 심하게 손상돼 전체적으로 허물어져 있었고, 중명전 뒤편으로는 불법으로 증축된 건물이 있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우편수발함에는 이전 임대사무실로 사용되었을 당시 임대했던 회사 앞으로 온 편지가 가득했다. 또 몇 칸의 방으로 이뤄진 1층은 사무실이 빠지고 난 후 아무런 조치 없이 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2층은 내부 균열로 천장과 벽 틈사이가 벌어져 있었고 테라스에는 소주병과 쓰레기가 뒹굴고 있었다. 문화재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건물 내 아치형 구조만이 이곳이 중명전이였다는 당시의 모습을 짐작케 할 뿐이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현재 중명전에 들어가는 별도의 예산안은 없다”며 “다만 건물에 매 달 전기세, 수도세 등의 관리비만을 내고 있다”며 구체적인 관리·보수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우영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친일파의 죄상과 행적을 영구히 전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중명전이 정부의 무관심 속에 상업적 상술로 이용되고 있다”며 “정부의 각성을 통해 친일역사 자료관으로 활용해 후세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현재 중명전의 관리를 안타까워했다.
치욕의 역사를 되새겨 기억해야 할 때 정부는 비운의 장소를 치욕의 장소로 내몰고 감추려고만 하고 있었다.(문화재 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