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화원, 남인수 재조명 토론회
민족문제연구소-기념사업회 측 논쟁
원호영 이사장 공개사과 노력 등 언급

“남인수 선생의 공과 과를 받아들일 마음이 있다. 선생의 유족을 모시고, 남인수기념사업회 임원진과 공개적인 사과를 하자는 논의도 했었다.” (원호영 남인수기념사업회 이사장)
친일 행적으로 논란 중심에 있는 진주 출신 가수 남인수(1918∼1962)를 재조명하는 토론회에서 나온 말이다. 남인수기념사업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남인수의 친일 행적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주문화원은 4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남인수의 역사적 사실과 문화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학술세미나와 토론회를 열었다. 진주에서 남인수 관련 학술세미나와 토론회가 열린 것도 처음이다.
토론회에서는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과 심인경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사무차장, 원호영 남인수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허수석 평론가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과 남인수기념사업회 측은 남인수의 친일 행적 배경을 놓고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원호영 이사장은 “중일전쟁이 발생했을 때 남인수 선생은 군국가요 14곡을 냈는데, 그 당시 레코드사에 소속된 가수는 자유롭지 못했다. 극단에 소속돼 전국 투어를 했을 때도 레코드사 부속물에 불과했다”면서 그 시대상을 반영해 친일 행적을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심인경 사무차장은 “김구 선생은 해방 이후 귀국하면서 반드시 처단해야 하는 문화예술인 명단에 남인수를 넣었다. 사회적 명성만큼이나 그의 친일 활동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가볍게 얘기할 성질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진행되고 발표된 친일인사 명단에서 남인수가 빠진 것을 두고도 논쟁을 벌였다.
원 이사장은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진행되고 발표된 친일인사 명단을 보면 가수들은 없다. 가수는 주도적이지 않고 종속적인 영역이라서 친일 기준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정부의 발표를 더 신뢰할 수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방학진 기획실장은 “친일 행적은 경중을 따지기 어렵다. 친일인사 명단 1006명 중 가수 분야는 (친일 행적) 기준을 높게 만들어서 빠졌을 뿐이다. 친일 행적이 빠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측은 남인수의 친일 행적을 놓고 논쟁을 벌이기는 했으나, 원 이사장과 허수석 평론가는 친일 행적 인정과 공식 사과를 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허수석 평론가는 “남인수 선생과 가장 친했던 반야월 선생이 생전에 친일 행적을 사과했다. 남 선생도 살아계셨다면 먼저 사죄를 했을 것이다. 일찍 돌아가셔서 그런 기회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했다.
원 이사장은 “남인수 선생 때문에 그 당시 고통받았던 조선 동포들을 추모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추모도 하고 반성도 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념사업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방 기획실장은 “이런 토론회가 바탕이 돼 기념사업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동상을 세우는 등 절차가 잘못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적인 영역에서는 가능하지만 공적인 부분은 전혀 다르다”며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지원으로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남인수가요제를 해마다 열며 논란을 일으켰던 남인수기념사업회가 이번 토론회에서 남인수의 친일 행적 인정과 함께 공식 사과를 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열릴 남인수가요제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허귀용 기자
<2026-08-04> 경남도민일보
☞기사원문: 남인수기념사업회, 친일 행적 인정·사과 의향 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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