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건축가인 김진애 신임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서울링 등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오세훈식 명품 랜드마크는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건축기본법에 따라 2008년 출범한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는, 국가 건축 정책의 목표를 제시하고 관련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김 위원장은 17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랜드마크(먼 곳에서도 잘 보이는 땅에 세워진 물체) 타령을 버리고 공간 민주주의로 가야 된다”며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에 대해 “일종의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링(고리형 대관람차), 광화문 광장에서 추진하는 것(6·25 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상징조형물 설치 등)도 지금 국가건축정책위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왜냐하면 저거 아닌데, 그렇다고 시동을 못 하게 할 수도 없고 여러 가지가 고민스럽다”고 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을 향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감사의 정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공간에는 6·25 전쟁 참전국을 상징하는 5.7∼7m 높이의 22개 돌기둥으로 만들어지는 조형물 ‘감사의 빛 22’이 들어선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 등 200여개 역사·시민단체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광화문광장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보듯 조선 500년의 상징 공간이자 4·19혁명을 비롯해 촛불 혁명, 빛의 혁명 등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며 “더욱이 ‘감사의 정원’은 세종대왕 동상과 세종문화회관, 조선어학회 한말글 수호기념탑 한가운데 들어서는데 이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훼손하고 스스로 무지를 드러내는 행위”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거론하며 “(영화 속에) 서울이 나오지만 폼 나는 건축, 건축가가 설계한 건 나오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신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우리 이미지, 이런 게 오히려 외국 관광객이나 외국 사람들 마음에 꽂히는 것”이라며 “그걸 찾아내 좋은 건축,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게 우리가 해야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도 지난 7월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당시 “서울시 배경으로 열 군데 가까운 하드웨어 중심으로 소개했더라”라며 “김밥과 라면이 수시로 등장하고 그걸 누리는 서울 시민들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서울시 브랜딩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애니메이션이었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2025-09-18> 한겨레


![img-top-introduce[1]](/wp-content/uploads/2016/02/img-top-news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