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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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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축사 “다부동 전적지, 세계시민이 찾는 명소가 되길”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
(칠곡=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서 시민들이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2023.7.27 psik@yna.co.kr

(칠곡=연합뉴스) 진병태 이승형 기자 =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이승만·트루먼 한미 전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다.

경북도와 칠곡군, 동상건립추진모임은 27일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조갑제 동상건립추진모임 대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김재욱 칠곡군수, 국가유공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상 제막식을 했다.

행사는 동상 건립 취지 및 경과보고, 기념사, 대통령 축사 대독, 환영사, 동상 제막 퍼포먼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두 대통령 동상은 민간에서 동상건립추진모임을 구성해 2017년 만들었다. 각각 높이 4.2m 규모다.

하지만 서울 전쟁기념관 등에서 설치를 거부하면서 세울 곳을 찾지 못하다가 경북도와 협의해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건립 장소로 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자유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전장에서 피로써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다부동 전적지의 정신이 미래세대로 이어져 세계 시민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아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기념사에서 “2021년 우리 도를 찾아와 장소 협조를 요청했는데 낙동강 방어선 격전지인 경북에 이승만·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호우로 인한 재난 상황에도 동상 건립을 계속 미룰 수 없어 ‘정전 70주년’을 맞는 오늘 자유 수호 진영의 승리를 다시 한번 선포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 등 현대사 영웅들을 화폐 인물로 새겨 건국, 산업화, 민주화 영웅들을 우리 화폐의 인물로 새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동상 건립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승리의 역사를 기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인물과 역사의 화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에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6·25 전쟁영웅 백선엽 장국의 동상이 세워졌다.

한편 제막식 현장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 회원 30명이 이승만 기념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늘 제막한 이승만과 트루만 동상은 2017년에 제작돼 건립 부지를 찾지 못하다가 지난 6월 16일 다부동에 기습 설치됐다”면서 “독선과 아집으로 독립운동 진영을 분열시킨 이승만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탄핵에 이어 4월혁명으로 역사적인 평가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승만 동상 건립 규탄하는 시민단체
이승만 동상 건립 규탄하는 시민단체
(칠곡=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앞에서 열린 이승만 동상 건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사업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7.27 psik@yna.co.kr

haru@yna.co.kr

<2023-07-24> 연합뉴스

☞기사원문: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종합)

※관련기사

☞오마이뉴스: 오갈데 없던 이승만·트루먼 동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져

☞뉴시스: 칠곡 다부동에 세워진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뉴시스Pic]

☞경향신문: ‘친일’ 백선엽 이어 이승만·트루먼 동상까지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 설치


[성명]

윤석열 정부와 경상북도는 역사의 반동을 멈추라
– 친일파 백선엽에 이은 독재자 이승만 동상 건립을 규탄한다 –

 

지난 7월 5일, 국가 공인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동상에 이어 오늘 또다시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독재자 이승만 동상이 트루먼 동상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배재고, 배재대, 국회, 부산, 남산, 청남대에 이어 7번째이다.

오늘 들어선 이승만과 트루먼 동상은 2017년에 제작된 뒤 전쟁기념관과 주한미군마저 영내 설치를 거부해 건립 부지를 찾지 못하다가 지난 6월 16일 기습 설치되었다. 지난 2021년 당시 다부동전적기념관을 관리하던 칠곡군은 이승만 동상 설치에 대해 지역 이장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찬반이 팽팽하여 동상 설치를 포기했고 경상북도 역시 정치적 갈등을 우려해 동상 공개를 미뤘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갑자기 입장을 바꿔 “왜 이런 어른들이 갈 데가 없는 나라가 되었느냐. 아직도 자유 대한민국이 옳게 안 된 것”이라고 하면서 동상 설치를 강행했다.

그러나 ‘개화 청년’ ‘독립운동가’ ‘건국 대통령’이라는 허울로 아무리 포장하려 해도 이승만은 독선과 아집으로 독립운동 진영을 분열시켜 결국 1925년 대한민국임시정부로부터 탄핵당한 사실은 숨길 수 없다. 일찍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밝힌 이승만의 본질은 ‘임시대통령 이승만 심판서’에 잘 드러나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이승만은 난국 수습과 대업 진행에 아무런 성의도 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위신을 손상하고 민심을 분산시킴은 물론, 정부의 행정을 저해하고 국고 수입을 방애(妨礙)하였고 대한민국의 임시헌법을 근본적으로 부인하였다. 이와 같이 국정을 방해하고 국헌을 부인하는 자를 하루라도 국가 원수의 직에 둠은 대업 진행을 기약할 수 없고 국법의 신성을 보장할 수 없을뿐더러 순국선열들이 눈을 감지 못하고 살아있는 독립투사들이 바라이므로 임시대통령 이승만을 면직한다.” (대한민국 7년, 1925년 3월 11일 임시대통령 이승만 심판위원장 나창헌, 위원:곽헌 채원개 김현구 최석순)

탄핵 이후에도 이승만은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어리석은 행동’(the folly of this kind of activity)이라고 폄훼하는 언설을 늘어 놓았다. 더욱이 해방 후 이승만의 행태야말로 우리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죄악이 아닐 수 없다. 그 죄악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헌정을 유린하고 언론을 탄압하여 민주주의를 압살한 죄
둘째,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조장‧비호한 죄
셋째, 친일파를 등용하고 반민특위를 해체하여 민족정통성을 훼손한 죄
넷째, 분단을 초래하고 북진통일을 외쳐 국민을 기만한 죄
다섯째, 정치군인을 양산하고 쿠데타의 토양을 마련한 죄
여섯째, 정부수립 뒤 독립운동세력을 탄압한 죄
일곱째, 정적을 죽이는 등 정치보복을 자행한 죄
여덟째, 부정부패를 만연시키고 매판경제를 구조화한 죄

이승만은 권력장악 12년만에 4월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나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하와이로 망명했다. 만약 하와이로 망명하지 않았다면 이승만은 3‧15 부정선거 관련자 처벌을 위한 ‘부정선거관련자처벌법’ 제3조에 의해 사형, 무기 또는 7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해졌을 것이다. 4월혁명이야말로 대한민국임시정부로부터 탄핵당한 이후 이승만에게 내려진 두 번째 심판이며 최고 형태의 최종적 평가이다. 즉 이승만은 4월혁명을 통해 역사적 평가가 이미 끝난 인물로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도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이라고 명토박아 있지 않은가.

‘헌법에 충성’하라는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묻는다. 독재자 이승만 동상과 460억원 짜리 이승만기념관을 짓겠다는 당신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헌법에 충성하고 있는가.

바야흐로 역사의 대반동이 자행되고 있는 요즘이다. 끝으로 우리들은 이러한 거대한 역사왜곡에 맞서 독립운동 선열들과 민주영령들이 피눈물로 지켜온 우리 역사를 국민들과 함께 꿋꿋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우리들의 투쟁은 역사의 정의를 세우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는 일이자,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2023. 7. 27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역위원회, 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반민특위‧국회프락치기억연대, 사월혁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민예총, 제주4‧3도민연대, 제주4‧3국제네트워크,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충남유족연합회, 6월항쟁경남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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