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 박근혜 정권의 교과서 국정화 ‘망령’ 되살리는 권성연 교육비서관 임명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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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정권 당시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장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핵심 업무를 주도한 권성연 씨를 교육비서관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임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권성연 교육비서관은 지난 2014년 1월 박근혜 정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기 위해 급조한 ‘역사교육지원팀’의 첫 번째 팀장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여론 조성, 찬성논리 개발, 교과서 발행체제 개편 등을 기획하며 박근혜 정권의 국정화 시도에 앞장선 인물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 백서』에 따르면 권성연 비서관은 1년의 재직기간(2014.1.∼2014. 12.) 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실행계획과 핵심논리를 개발하고 국정화 찬성 여론을 조성·조작한 실무책임자였다. 권 비서관의 역사교육지원팀은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개선 공론화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2014.5.),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토론회 이후 예상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2014.9) 등 국정화 강행을 위한 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우고 실행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계획들이 단순히 국정화를 옹호하기 위한 것을 넘어 역사학계와 교사, 시민사회 등의 반대여론을 탄압·축소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관련 문건들을 살펴보면 ▲교사의 집단운동 억제 ▲보수언론을 이용한 여론 환기 ▲보수 성향 단체, 학부모 활동 지원 및 동영상 제작 유포 ▲국정화 찬성 역사기관 학술지원 활동 등 국정화 찬성의 일방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한 활동이 망라되어 있다. 이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권 비서관을 국정화 관련 ‘주요 조사대상 관계자’로 선정하여 조사했으며, 역사교육지원팀의 활동에 위법사항이 있다고 판단했다.

권 비서관의 역사교육지원팀은 2014년 7월,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는 유인물을 불법적으로 학교에 배포하여 물의를 일으킨 보수단체 ‘스토리K’에 3,000만원의 연구용역을 경쟁 입찰도 없이 맡겨 비판을 받았다. 이 연구과제의 연구진은 이명희 공주대 교수,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등 보수편향 인물로 구성되어 “역사교육지원 강화를 목적으로 신설한 교육부 역사지원팀이 전문성도 없고 편향된 보수단체에 노골적으로 연구용역을 밀어준 것”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한 역사교육지원팀은 2014년 8월 교육방송의 <필수 한국사> 교재에서 ▲박정희 유신 관련 내용 ▲삼청교육대 관련 내용 ▲여운형, 조봉암 등에 관련한 내용 등을 축소 및 삭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여 ‘유례가 없는 사전 검열’이라는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오마이뉴스> 2014.8.10. 보도 등)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박근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끈질긴 투쟁을 펼쳐 결국 국정화를 막아냈다. 우리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목록에 무모한 교과서 국정화 시도가 기록되어 있음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지금 박근혜 정권의 교과서 국정화 ‘망령’이 되살아나려 하고 있다. 이미 역사적 심판을 받은 교과서 국정화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한 인물에게 국가의 교육정책을 다시 맡길 수는 없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이 국정화라는 역사적 ‘퇴행’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가 공인하는 한 가지 역사로 국민을 육성해야 한다.’는 국정화의 논리가 바로 반지성주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권성연 교육비서관 임명을 당장 철회하라.

2022년 5월 13일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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