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시선집중] 방학진 “화폐에 독립운동가 없는 나라 우리뿐..김구 10만원권 MB때 중지”

1922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진행자 >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비롯해서 5000원, 1만 원, 5만 원권 지폐, 이 화폐들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화폐 속 인물의 영정을 그린 사람들이 하나 같이 친일논란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이라는 건데요. 이런 와중에 한국은행이 우선 100원짜리 동전에 그려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바꿀 수도 있다, 도안을 바꿀 수도 있다 라고 하는 이런 입장이 어제 나왔습니다. 주목을 끄는 어떤 입장인데요. 이분 연결해서 도움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친일인명사전을 펴냈던 곳이죠.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기획실장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방학진 > 안녕하십니까? 방학진입니다.

☏ 진행자 > 네, 일단 우리 애청자 여러분들 이해를 잠깐 돕기 위해서 설명말씀부터 드리고 질문을 드릴게요. 그러니까 한국은행 입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에서 현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 해제를 심의하고 있는데 만약에 해제가 결정이 된다면 100원짜리 도안을 바꿀 수도 있다, 이게 한국은행의 입장인 것으로 요약해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고요. 이게 심의가 되고 있는 이유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린 화가가 장우성 화백, 그런데 친일논란이 있는 인물이라는 이것 때문 아니겠습니까?

☏ 방학진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친일논란이라고 하면 요약해주신다면 어떤 내용인가요?

☏ 방학진 > 일단 저희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도에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서는 그 화가 장우성, 월전 장우성씨인데요. 이분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했기 때문에 친일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고 유족이나 기타 월전 장우성 씨의 후배그룹이 되겠죠. 이런 분들은 그것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에서 논란이라고 말씀하는 거겠죠.

☏ 진행자 > 그러면 친일행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내용은 어떤 거예요?

☏ 방학진 > 그 당시 일제강점기에는 37년 중일전쟁 이후에 일제는 조선의 청년들을 군대에 동원하기 위해서 수많은 선전요원, 요즘으로 말하면 홍보대사들이 필요했던 거거든요. 미술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는 너는 미술 그림을 그려서 조선의 청년들을 내보내라. 음악을 잘 만드는 홍난파나 현제명에게는 음악을 만들어서 그렇게 해라, 문학인 서정주 이런 사람들에게는 너는 시를 써서 그렇게 해라 라고 하는 일제의 정책입니다. 정책이름이 직역봉공이란 정책인데요. 직업과 역할에 맞게 일제를 위해서 멸사봉공해라, 이런 정책이거든요. 바로 이런 일제의 정책에 따라서 월전 장우성을 비롯한 친일 미술인들이 그림으로써, 즉 여기서는 회화봉공 이런 말을 쓰기도 하고 화필보국이란 말을 써서 그림으로써 조선의 청년들을 군대에 보내는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면서 월전 장우성을 결전미술전, 미술전 이름 자체가 결전미술전입니다. 이런 미술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출품해서 일본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이런 것 때문에 저희는 월전 장우성 비롯한 많은 화가들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했던 것입니다.

☏ 진행자 > 그런데 반박하는 쪽에서는 일제 강압에 의한 것이었고 특히 선전 같은 경우는 당시 모든 미술학도가 화가로 입문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거고 그게 해방 후에 이어진 게 국전 아니냐, 이런 식으로 주장한다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방학진 > 그렇습니다. 저희가 단순히 선전이라고 하는 그런 미술전람회에 출품한 행위를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아니고요. 그림의 성격이나 그림의 내용이라든지, 장우성의 경우에는 그 그림을 그려서 1등상을 받았거든요. 경복궁에 있는 궁궐 이름을 붙여서 경복궁상이 최고 1등상이거든요. 조선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표 이분이 답사를 해요. 기록에 나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감격에 찬 마음으로 답사를 했다 라는 식의 일제강점기당시 신문기록에 나오기 때문에 그런 이유들로 해서 적극성 이런 것들이 반영돼서 장우성시를 인명사전에 등재하게 된 것이죠. 그림그린 행위 자체만 가지고 친일이라고 하진 않죠.

☏ 진행자 > 그리고 또 다른 김은호 김기창 이런 사람들도 이제 화폐 속 인물의 영정을 그린 사람들이잖아요. 이 사람들도 친일 논란에 휩싸여 있다면서요?

☏ 방학진 > 장우성 경우에 문제가 된 것이 이순신 표준영정을 그려서 표준영정 바탕으로 100원 짜리 주화에 들어가 있는 것이고요. 1만원 권에 있는 세종대왕, 세종대왕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인 것이고, 김기창 표준영정 바탕으로 화폐가 도안돼 있는 것이고 또 역시 김기창이 그린 표준영정 바탕으로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이런 것들이 보급되고 있고 활용되고 있고 이런 것이죠.

☏ 진행자 > 이 두 사람도 전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람들입니까?

☏ 방학진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친일논란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이 역사속 인물의 표준영정을 그렸다. 그리고 그게 화폐속 인물로 채택됐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는데 하나 궁금한 게 표준영정이라고 하는 개념을 계속 저희가 이야기하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입니까? 표준영정이라고 하는 게.

☏ 방학진 > 표준영정은 우리가 어떤 분 인물을 살아 있는 인물도 마찬가지고 돌아가신 위인들의 초상화를 영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표준이라고 하면 스탠다드 즉 국가가 영정을 지정했다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은 우리가 얼굴을 알 수 보지 않습니까? 아무도 알 수 없죠. 그래서 표준영정제도가 도입된 1973년 이전에는 자유롭게 그런 것들을 화가들이 그렸던 것이죠. 내가 생각하는 이순신 장군, 내가 생각하는 세종대왕 이런 분일 것이다. 최근에 영화에서도 어떻게 보면 탤런트 최수종씨가 어떤 때는 세종대왕으로 나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한석규씨가 세종대왕으로 나오기도 하고 자유로운 작가들의 예술영역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박정희 대통령은 보기가 불편하셨나봐요.

☏ 진행자 > 73년 때면 유신때네요.

☏ 방학진 > 그렇습니다. 획일화 이런 것이 박정희 대통령의 기본적 모토였기 때문에 충무공 표준영정이 많기 때문에 통일하라고 직접 지시합니다. 아산 현충사를 방문해서요. 국가가 이런 예술 영역을 개입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래서 한마디로 표준영정은 미술판 국정교과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지금 이번에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해제해달라고 신청한 곳이 현충사라면서요.

☏ 방학진 > 현충사가 신청을 요청하기 전에 저희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오래 전부터 2000년도 상당히 오랜 동안 이것을 주장했습니다. 요청했습니다. 요청을 드렸던 것이고 요청을 받아들여서 현충사 관리하는 영정심의위원회에다 요청을 했는데 두 차례에 걸쳐서 그것이 불허가 된 것이죠.

☏ 진행자 > 2010년과 2017년 두 번에 걸쳐서 충무공 표준영정 해제 검토를 요청했지만 반려가 됐다고 했는데 이때는 왜 반려됐던 거예요?

☏ 방학진 > 그렇습니다. 표준영정 심의위원회 규정을 보면 그 표준영정 지정했지만 나중에 해제할 수 있는 몇 가지 근거가 있거든요. 가령 표준영정이 훼손이 됐다든지 나중에 알고 봤더니 진본 초상화가 있어서 표준영정 쓸 필요가 없다든지 세 번째는 사회 통념상 이 표준영정 바꿔야 되겠다 그런 이유가 있는데 저희는 사회통념상 즉 친일파가 어떻게 독립운동가나 우리나라 위인들의 초상화를 그릴 수 있느냐, 그래서 이것은 사회 통념상 바꿔야 될 사항이다

☏ 진행자 > 그런데 안 받아들인 거예요?

☏ 방학진 > 문제제기했고 그것을 현충사 관리사무소에서도 상당하다고 해서 표준영정심의위원회에 요청했는데 두 차례에 걸쳐서 이런 거죠. 결국. 친일파가 독립운동가 위인 그림을 그리는 것은 사회통념상 비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 진행자 > 헐. 이유가 그런 거라고요.

☏ 방학진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이야기 나온 김에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실장님. 보통 다른 나라 화폐를 보면 화폐속 인물이 건국의 아버지라거나 독립에 앞장섰던 민족의 영웅이거나 이런 사람들이잖아요.

☏ 방학진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우리나라는 독립투사가 지금 화폐속 인물에 하나도 없잖아요. 왜 그런 거예요?

☏ 방학진 > 그게 대한민국 유일한 경우인데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식민지 해방된 나라 중에 대부분 나라들은 독립운동가들을 화폐에 넣었죠. 대표적으로 베트남 호치민, 인도의 우리 간디, 이런 분들은 다 민족영웅이고 독립의 영웅 아니겠습니까? 화폐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5년 동안 일제강점기를 극복한 전 세계 유래가 없는 훌륭한 독립운동을 역사가 있는 것인데 화폐에 아무도 없는 거죠. 독립운동가들이. 이런 것들이 해방 이후에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실패하면서 친일문제, 역으로 말하면 독립운동 기류가 특히 사회기득권 층에서는 마인드가 없었던 것이죠.

☏ 진행자 > 그래요. 그런데 이참에 한번 사회적으로 공론에 붙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물론 현실적으로 화폐도안을 바꾸면 돈이 엄청 들어간다 현실론도 제기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일파가 그린 표준영정을 채택한 화폐를 계속 쓰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이냐는 사회적 공론에 붙여야 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 방학진 > 2007년도에 참여정부 말기에 2007년 11월에 한국은행에서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 10만원권에는 백범 김구로 하기로 선정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2개월 후에 정권이 바뀌었죠. 이명박 정권으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2009년 1월 달에 한국은행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백범 김구가 들어간 10만원권 발행 추진하기를 중지했다 이렇게 밝힙니다. 앞으로 이 부분은 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실장님.

☏ 방학진 > 네.

☏ 진행자 >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실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2020-11-11> MBC 

☞기사원문: [시선집중] 방학진 “화폐에 독립운동가 없는 나라 우리뿐..김구 10만원권 MB때 중지”

※관련기사

☞YTN: 세 번째 심의…백 원 동전 이순신 장군 영정 바뀌나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