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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회사 사장이 현대사 프로그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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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순간> 외주 제작 의혹의 전말


외주제작 비리 사건으로 퇴출됐던 인물의 외주사가


[현대사] 프로그램 제작


어제(19일) 기자회견에서 사측이 개편 때 강행하고 있는 <그때 그 순간> 제작 외주사에 대한 의혹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그때 그 순간>은 두 개의 외주 제작사가 담당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A 업체의 사장은 2005년 사내외를 떠들썩하게 했던 <수요기획> 방송 사태 때의 담당 외주 제작사 사장의 친동생으로, <수요기획>에서 방송이 되었던 전기자동차 업체의 사장이었다. 이 사건으로 감사가 진행돼 당시의 문제 외주업체는 퇴출이 되었는데, 8년후 사건의 주역이 다시 나타나 이번 개편 논란의 핵심인 <그때 그 순간>의 외주제작을 맡게 됐다. 친동생의 회사를, 그것도 상당부분 과장, 왜곡된 내용을방송해 퇴출까지 됐던 부도덕한 사건의 관련자들이 현대사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이는 명백히 재감사가 실시되어야 할 사안이다. 그 전모를 밝힌다.


A 외주사의 실질적인 대표는 과거 문제를 일으켜퇴출당한 J씨 충격적인 사실은 A사의 경우 실질적인 대표가 2005년도에 문제를 일으켜 퇴출당한 J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A사의 대표는 J씨의 동생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불과 1년전 기사만 보더라도 J씨가 대표, 동생은 본부장으로 소개되어있다.


2005년 J씨가 퇴출된 과정은 당시 KBS노보에 수차례에 걸쳐 자세히 기사화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당시 B사의 대표였던 J씨는 같은 해 6월에 방송된 수요기획 ‘자동차, 반란을 꿈꾸다’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한 벤처회사가 100일 동안의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의 상용 전기자동차를 만들어내는 얘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해당 전기차는 건설교통부의 주행테스트를 통과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의 상용 전기차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방송에 소개된 벤처회사 대표가 J씨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이다. 형이 동생 회사를 허위로 홍보해주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한 것이다. 결국 J씨의 B 외주사는 KBS의 수요기획에서 3년간 퇴출 조치를 당한다. 또 제작비 유용혐의를 받은 ‘사랑의 가족’이라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영구 퇴출되었다.당시 벤처회사 대표였던 J씨 동생은 그 이전에는 ‘세녹스’라는 유사 휘발유를 제조, 유통하다가 물의를 빚고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바로 그 동생이 현재의 A 외주사대표로 있는 것이다. 방송계에서 이렇다 할 경력을 쌓은 적이 없는 J씨 동생이 외주사의 실질적 대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 J씨가 실제 대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작년까지는 J씨가 대표인 것으로 유력 일간지의 부고기사에 소개되어 있다. 설혹 J씨 동생이 외주사 진짜 대표라 하더라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문제가 된다. J씨 동생은 허위 사실을 방송해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이익을 도모한 장본인이다. 또 그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거의 없다. 이런 사람이 대표로 있는 곳에 현대사처럼 중요한 프로그램을 맡긴다는 것은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당시 이 사태로 감사를 받은 내부 관계자는 4명이었는데 1명만이 관리 소홀로 주의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3명은 외주제작 결정을 하였으나 둘이 형제관계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 3명 중 1명이 당시 외주제작 팀장(지금의 국장급)이었던 길환영 사장이다. 외주제작 총괄 책임자였던 것이다. J씨는 공채9기로 입사한 PD 출신이다. 길환영 사장은 공채 8기다.


혹시 길사장과 J씨의 은밀한 사적 관계가 자격 없는 외주사에게 논란의 가능성이 큰 현대사 프로를 맡긴 배경이 아닐까 의심되는 대목이다. A 외주사 기획안, 10월 유신은 경제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조합은 현대사 프로를 담당할 외주사에서 제출한 기획안을 살펴보던 중 논란의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들을 다수 확인하였다. 특히 ‘10월 유신’과 관련해 정리한 A 외주사의 기획안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 중 일부만 옮겨보면 “1969년 13.8%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1972년 5.8%로 급락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강압적인 자원분배가 필요했고 철권이 요구되었다. …..”


박정희 독재를 영구화하기 위해 획책한 유신을 경제적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조차 ‘헌법가치를 훼손하고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던 유신이다. 그것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처럼,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던 것처럼 포장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렇게 <그때 그 순간>은 선정이 되어서는 안 될 업체가 과거 비리 사건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을 맡은 중대한 절차적 의혹이 있고, 내용상으로도 독재정권을 찬양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명백한 만큼 즉각 중단이 되어야 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에 대한 추가 의혹을 계속 밝혀나갈 것이다.



<KBS노보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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