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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마케팅, 대선 향한 토대 쌓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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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용 실장은 “여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박근혜’라는 것은 박정희 체제가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이승만 동산과 박정희 기념관이 세워진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대선을 향한 토대 쌓기”라고 봤다. 최근 들어 부쩍 모습을 드러낸 ‘박정희 마케팅’이 보수 세력의 정교한 대선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박 실장은 “보수언론, 방송, 재벌, 새누리당을 통해 박정희식 경제지상주의가 재생산되고 있다”며 “언론은 수구세력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형성했는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실장과의 일문일답.


 


-매 대선에서 색깔론이나 ‘박정희’가 등장하는데 올해는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우리사회는 여전히 박정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화당에서 민주정의당, 신한국당으로 이름이 바뀌어 왔을 뿐 가장 오래된 여당이다. 여전히 박정희에 갇혀 있는 그룹들이 주류이고 지배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 여당의 상징적인 인물이 ‘박근혜’라는 것 자체가 박정희 체제가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박정희를 옹호할 논리가 없기 때문에 전가의 보도로 색깔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올해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강력한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색깔론이 더 힘을 얻나.


그렇다.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므로 어떤 입장을 밟힐 의무는 없지만 유신체제의 마지막 퍼스트레이디였고 아버지의 이미지를 계승하고 있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에 도전한다면 친일과 독재에 대해 공적 인식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전혀 발언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박정희의 이미지를 따서 활동하고 있으니 논쟁이 안 될 수 없다.”


 


-유신이미지는 박 전 대표에게 양날의 칼이다. 그럼에도 그가 이 이미지를 끊임없이 빌리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내놓을 것이 없어서다. 근대화, 색깔론밖에 가진 것이 없다. 박정희 시대는 끔찍한 독재의 역사인데 경제성장하지 않았다고 선전하지 않나.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만드는 괴이한 논법이다. 대립의 문제가 아닌데 산업화 지상주의로 가면서 독재를 그에 따른 부작용 정도로 보고 있다. 유신이미지는 박근혜에게 양날의 칼일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급격한 변화를 이룬 박정희 시대와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등치하고 있다.”    


 


-유신시대를 지배했던 세력들과 그들이 구축된 이데올로기적 토대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우선 새누리당 중심으로 정치권력을 잡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철저하게 친일 청산을 반대하고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고 있다. 과거 친일과 독재에 협력하면서도 이룬 기득권과 자신들의 사주를 지키기 위해서다. 전경련도 마찬가지다. 박정희 시기 이룬 경제성장으로 재벌이 살쪘다. 이런 보수언론, 방송, 재벌, 새누리당을 통해 박정희 식 경제시장주의가 재생산하고 있다. 그들은 친일과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식민지근대화론, 조국근대화를 정당화하고 색깔론, 종북, 안보지상주의를 설파한다.”


-진보언론 혹은 진보세력은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고 있나.


“진보는 역사에 관심이 없다. 독재를 비판하지만 수구세력이 가장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 한국 현대사다. 노무현 정부의 과거사 청산은 새누리당의 뿌리가 드러나는 과정이었다. 이를 다시 묻어버리는 시도가 역사교과서 왜곡이다. 이들이 왜 역사마저 뒤집어엎으려고 하는가에 주목해야 하는데 유신독재가 현대사의 핵심 주제이기 때문이다. 언론이 시사적이고 시민 이슈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수구 세력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형성했는가를 알려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박정희를 왜 지지하지 않는다고 보나. 싫어해서가 아니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말부터 이승만 동상과 박정희 기념관이 세워진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대선을 향한 토대 쌓기로 봐야 한다.”  (미디어오늘,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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