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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의 손자와 전범의 무죄를 주장한 판사 아들의 해후’, 日 아베총리 인도 행보-뉴시스(0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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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의 손자와 전범의 무죄를 주장한 판사 아들의 해후’, 日 아베총리 인도 행보 
 

전범의 손자와 전범의 무죄를 주장한 판사의 아들이 인도에서 감격의(?) 해후를 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를 본 한인 독자들은 한국 등 과거 식민 피해국들을 조롱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행보에 씁쓸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타임스는 A섹션 4면에 아베 총리의 인도방문기사를 싣고 전날 캘커타에서 열린 인도-일본 문화센터의 개관식에서 “많은 일본인들은 수바스 찬드라 보세와 같은 인도의 독립을 위한 강한 의지와 행동을 보인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느끼고 있다. 또한 많은 일본인들은 오늘날까지 라드하비노드 팔을 깊이 존경하고 있다”는 아베 총리의 연설을 소개했다.

수바스 찬드라 보세는 2차 세계대전때 인도의 독립을 위해 나치의 지원을 받고 일본 편에 섰던 인물이다. 또 라드하비노드 팔은 일본 항복후 도쿄에서 열린 극동군사재판에서 참여한 11명의 판사 가운데 전범 25명 전원의 무죄를 주장한 유일한 판사였다.

이들 두명의 인도인은 대동아전쟁으로 아시아 각국에 지울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도 진심으로 과거를 참회하지 않는 일본으로선 너무나 고맙고 기특한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전범 재판에서 “전승국이 패전국 지도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고 처벌을 반대한 팔 판사의 의견은 ‘법률적으로 소급처벌금지를 주장한 것일뿐 일본의 전쟁책임 자체를 부정한게 아니다’라는 해석도 있지만 이날 뉴욕타임스는 “팔 판사가 전범재판의 적법성에 의문을 표함으로써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의 우정을 확인했다”며 양자간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했다. 노부스케 총리 역시 전쟁범죄에 연루됐지만 재판에 회부되지 않았다.

이로인해 일본의 전쟁책임을 부인하는 우익세력들은 팔 판사를 영웅시했고 지난 66년에는 노부스케 전 총리의 초청으로 방일, 히로히토 당시 일왕의 훈장을 받았으며 2005년 6월에는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그의 공적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이날 아베 총리와 ‘뜻깊은’ 해후를 한 팔 판사의 아들 프라샨토 팔(81)은 “아버지의 공로가 기억되는 것이 자랑스럽다. 아버지의 결정은 옳았고 정의로왔다. 전쟁범죄를 어떻게 하나의 단면만 보고 비난할 수 있느냐”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아베 총리가 만난 또 하나의 일행은 네타지 수바스 찬드라 보세의 친척이었다. 찬드라 보세는 당시 인도를 식민지배한 영국의 감시를 피해 탈출, 나치의 도움을 구한데 이어 일본으로 가 인도국립군을 창설, 인도 북부와 버마 동맹에 대항한 일본군 편에 섰던 장본인이다.

이날 친척인 크리시나 보세와 그녀의 아들 수가타 보세 하버드대학 역사학 교수 등과 함께 보세 박물관을 둘러본 아베 총리는 1942년 베를린에서 히틀러와 보세가 만난 사진 등 “많은 기념물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일본과의 강한 연대에 힘쓴 그의 유지를 위해 양국간 긴밀한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베 총리는 전임 고이즈미와는 달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진는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국회 답변에서 A급 전범의 전쟁책임에 대해 “전쟁 책임 주체에 대해 여러 논의가 있기때문에 정부가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며 역사인식의 이중성을 드러낸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과거 일본의 잔학행위에 대한 일본의 역사 왜곡 등과 관련, 이번 만남이 주변국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을 취소하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아베 총리가 일축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22일 인도 국회연설 중 “극동군사재판에서 기개 높은 용기를 보인 팔 판사는 많은 일본 사람들로부터 지금도 변함없는 존경을 받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24일 “아베 총리가 최근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한 극동 국제군사재판의 결과를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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