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경제인과 일본군 위안부
미국 의회는 청산 해야 할 과거는 결코 묻어두고 지나갈 수 없다는 결의를 했다.
반면 한국의 모 경제단체 회장은 대선 예비후보의 검증 논란에 대해 “옛날 일을 자꾸 들추어내면 답이 없다”면서 과거의 비리를 덮어두자는 식의 주장을 했다. 이런 발상은 기득권층 보수주의자들의 일반적 생각인 듯하다.
예를 들면 친일파 청산작업을 추진할 때 그들은 “과거를 들추어 뭘 하냐, 미래를 생각하기도 바쁜데”라며 반대했다. 5·18광주 학살 사건 진상 조사가 시작될 때도 “지나간 일은 용서하고 화합해야만 국가가 발전한다. 분란을 조장하지 말라”며 거부의사를 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신생 대한민국에 비하면 일본은 과거의 지배와 착취로 거대한 기득권을 소유한 보수지배 국수주의 국가다. 그들에게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다면 전쟁범죄와 일본군 위안부의 만행 등일 것이다.
그중 일본군 위안부는 아마 가장 들추어내기 싫은 과거사일 것이다. 2005년 11월 26일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한 강연에서 신사참배와 위안부를 문제 삼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서 한국과 중국뿐이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깔아 뭉개버리려고 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2년도 안되어 미국 의회에서 일본정부를 규탄하는 위안부 문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과거사를 들추어 내지 않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 했어도 역사의 심판 앞에서는 불가항력이었다. 일본은 망신과 수치를 당하고 크게 상처를 입은 후에야 끝내는 제자리에 돌아오게 되었다.
역사가 두려운 줄 안다면 신사참배와 교과서 왜곡에 대한 과거사도 버리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일관계의 새로운 미래 창조는 이 바탕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과거사 청산없이는 결코 미래사 창조가 불가능하다는 역사의 법칙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과거의 비리, 긁어모아 냄새나는 과거의 퇴적물을 청산하기는커녕 들추어 내기조차 싫어하는 곳에는 과거의 망령이 살아있어 질곡의 역사를 만들게 될 것이다.
특히 권력 다툼을 하는 정치인들은 이 같은 역사의 심판 앞에 복종해야 한다. 과거를 햇빛 아래 내놓지 않고 덮어두려는 것의 상징이 곧 ‘일본군 위안부’다. 모 경제단체 회장이 들추어내기를 거부하는 그 과거는 무엇인가?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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