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일본군 위안부 ‘HR121연대’ 이승호 간사
“채택을 위해 국제인권단체 적극 노력”
“미 하원의원 140명 지지는 놀라운 일”
“결의안 불발 때 또 제출되도록 할 터”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편집위원 = “지지 의원이 140명에 이르렀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하원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 제출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의 채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결성된 ‘HR121연대(Coalition)’의 캘리포니아 주 간사를 맡고 있는 이승호 변호사(38)는 재미 한인교포와 국제 인권단체들의 그동안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연합뉴스 전화인터뷰를 통해 “미 의회의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8월 이전에는 결의안이 상정되고 표결을 통해 채택될 수 있도록 국제인권 단체들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의안이 채택되면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일본의 과거사 청산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최대한의 보상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결의안 통과 전망은.
▲ 매우 밝다. 15일 현재 140명의 의원들이 공동발의자(co-sponsor)로 등록됐다. 이는 전례없는 일이다. 그동안 4차례 결의안이 제출됐을 때 공동발의 의원은 50명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190명선까지 지지 의원들이 늘어나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다.
— 결의안 통과를 위해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나.
▲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에 각각 광고를 냈고 미 의원들이 즐겨 보는 ‘더 힐(The Hill)’과 ‘롤 콜(Roll Call)’에 여러 차례 광고를 내 위안부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노력했다.
— 광고를 내는 데 돈이 필요했을 텐데.
▲ 전적으로 모금이나 후원금에 의존했다. 거의 20만 달러가 들어간 것 같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금활동에 나설 것이다. 지금은 돈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그래서 16일 로스앤젤레스 윌셔 가에서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초청해 모금행사를 갖는다. 채택을 앞두고 매우 중요한 요즘 독지가의 후원이 절실하다.
— 일본 의원들이 워싱턴포스트에 전면광고를 게재해 위안부 문제에 일본 정부나 군의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상정과 표결을 앞두고 그동안 은밀히 로비를 해오다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로비를 하고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위안부 결의안 내용은.
▲ 만족할 만한 수준은 물론 아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 보상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의안이 채택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일본 정부에 대한 정치적, 국제적 압박이 강화될 것이다. 그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새롭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과거 역사를 바로잡도록 하는 데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결의안 채택이 좌절된다면.
▲ 그럴리야 없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또다시 결의안이 제출되도록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접촉에 나설 것이다. 결의안이 채택되면 HR121연대는 자연스럽게 해산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조직력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 HR121연대를 소개해 달라.
▲ 국제앰네스티(AI)를 비롯해 미국 최대여성인권단체인 나우(NOW)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재미 한국동포 단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인권단체 200여 개가 가입돼 있다. 미국에는 15개 도시에 19개 지부가 있다. 올해 초 마이크 혼다 하원 의원의 위안부 결의안 제출을 계기로 결성됐다.
—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낀 보람은.
▲ 재미 한인교포들이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동안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역구 의원들을 만나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고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재미교포의 참정권 확대와 미주사회의 영향력 증진을 위해 매우 유익하다. 대중매체 광고비를 모금하는 과정에서 많은 교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감동적이었다.
— 미 의원을 포함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 그동안 만나본 미국인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그릇된 과거사를 덮어두려고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인권이나 윤리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국인들이기에 재미교포나 국제 인권단체들의 노력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 일본의 저지 움직임은.
▲ 최근 재미 일본대사관이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부부를 초청해 다도 행사를 가진 사례가 있을 정도로 저지를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랜토스 위원장을 단독 면담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결의안 채택 무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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