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동해’ 지키기에 최선을
7일부터 모나코에서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 명칭을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이 전면전을 펼친다. 세계 각 바다 명칭의 준거로 사용되는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제4차 개정판을 발간하기 위한 이번 IHO 총회에는 동해 표기 문제가 정식 의제로 올라 있다. 이번 회의에 동해의 국제적 운명이 달린 것이다.
‘해양과 바다의 경계’는 1929년 초판이 나온 뒤 1953년 3차 개정됐지만 당시 한국은 한국전쟁 직후 국력이 쇠약해 있을 때라 ‘동해’라는 명칭을 반영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해’라고 표기된 3판이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번 회의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비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78개 회원국 중 다수가 일본해 단독 표기를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긴 했으나 한·일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명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일본해’ 단독표기 방안이 표결로 가는 것을 방지하되, 표결이 실시될 경우 기권표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차선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억장이 무너진다. 일본해라는 명칭은 20세기 초 러일전쟁의 승리를 계기로 일본이 국제적으로 사용한 용어다. 그 이전의 고지도에는 동해로 표기했던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1977년 유엔 지명표준화회의는 2개국 이상에 분할돼 있는 지형물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각 당사국에서 사용하는 지명을 모두 수용하는 것을 국제지도 제작의 일반 원칙으로 삼았다. 여러 나라 사이에 있는 바다를 특정 국가의 명칭을 넣어 사용하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유엔은 이번 총회에 이런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정부도 최소한 동해 표기가 병기될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발휘해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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